'경찰 보디캠' 중국산이었나…영상 유출 가능성에 '비상'

입력 2026-09-09 11:44   수정 2026-09-09 14:04


경찰이 보안 강화를 위해 190억원대 예산을 투입해 도입한 ‘보디캠’에 중국산 장비가 납품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강제수사에 나섰다. 보디캠 영상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으로 직접 전송되는 구조인 만큼 중국산 제품이 실제 사용됐다면 촬영 영상과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 등 보안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은 납품업체와 통신망 구축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실제 중국산 제품이 공급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테러방첩수사대는 경찰청에 보디캠 단말기를 납품한 조달업체 A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압수수색해 계약과 제품 납품 등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자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보디캠은 경찰관의 신체에 부착해 현장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이동형 카메라다. 통신망 구축을 맡은 KT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KT 관계자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고 있다"며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인 A사와 KT는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찰 보디캠 도입 사업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일선 경찰관들이 개인 비용으로 구매해 사용하던 보디캠을 경찰의 정식 장비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됐다. 경찰은 2029년까지 총 194억8600만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지난해 사업을 통해 보디캠 1만4000여대를 현장에 보급했다.

보디캠을 통해 촬영된 영상은 무선 중계기를 거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으로 전송·보관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수사 현장과 시민 개인정보 등이 담길 수 있는 만큼 장비 자체의 보안성이 사업의 핵심 요건으로 꼽혔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사업 입찰 과정에서 상용 제품에 대한 해킹이나 영상 위·변조 등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단말기를 제외한다는 조건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한 업체가 경찰에 “실제 납품된 보디캠이 중국 업체 제품과 기능과 외형이 유사하다”는 취지의 제보를 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입찰 당시 제시한 조건과 달리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가장해 공급했는지 등이 수사의 핵심이다. A사 측은 수사 당국에 당시 대만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납품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계약·납품 관련 자료 등을 분석하는 한편 현장에 보급된 보디캠과 중국 업체 제품이 실제 동일한 제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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