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2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를 상대로 한 피해자 단체소송이 추진된다. 법무법인 YK는 이름·연락처뿐 아니라 상담을 신청한 시술명과 실제 시술 내역 등 개인이 외부에 공개하기 꺼릴 수 있는 정보가 유출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유출 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하는지, 그에 따른 정신적 손해를 어느 정도로 인정할지 여부가 향후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YK는 강남언니 운영사인 힐링페이퍼를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 착수한다. 일단 강남언니 피해회원을 대상으로 소송인단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사고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용자는 총 21만9665명이다. 국내 이용자가 약 16만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 약 4만8000명을 비롯해 대만·태국·중국·영어권 등 해외 이용자도 포함됐다.
힐링페이퍼는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4일 상담 내역 조회 연동 기능(API)에 비정상적인 접근이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이상 징후를 확인해 해당 접근 경로를 차단한 뒤에도 이튿날 같은 공격자가 다른 경로로 다시 접근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출된 정보의 범위는 일반 개인정보를 넘어섰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생년월일, 성별, 거주 국가·지역, 소셜네트워크 로그인 ID, 접속 IP, 이용 단말 정보 등이 유출됐다. 여기에 일부 이용자는 상담 신청 시술명, 병원명·의사명, 예약 희망 시간, 상담 동기와 진행 상태, 상담 등록 사진 등이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심·신청·실제 시술 정보와 내원·시술 일시, 시술 의사명, 결제 금액·수단·시각 등이 포함된 사례도 있었다.
YK는 이번 사고를 일반적인 개인정보 유출과 다르게 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23조가 건강에 관한 정보를 민감정보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상담 시술명이나 병원·의사명, 실제 시술 내역 등이 특정인의 의료행위 상담·시술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YK는 해당 정보들이 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감정보로 인정될 경우 수집 단계에서 별도 동의가 이뤄졌는지, 처리 과정에서 그 성격에 맞는 안전성 확보 조치를 취했는지가 관건이란 설명이다.
손해배상 액수도 쟁점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선 정보의 종류, 성격, 유출 범위, 실제 피해 정도 등이 위자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YK는 단순한 이름·연락처 유출과 달리 구체적인 미용의료 상담·시술 이력이 함께 노출된 만큼 정신적 손해도 다르게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현민석 YK 변호사는 "미용 시술이 보편화됐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어떤 시술을 상담하고 실제로 받았는지는 여전히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이라며 "이름과 연락처가 유출된 경우와 구체적인 시술 내역까지 함께 유출된 경우는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소송에서는 힐링페이퍼가 상담 내역 조회 API 등 개인정보 처리 과정에서 적절한 접근통제와 안전성 확보 조치를 했는지도 다뤄질 전망이다. YK는 해당 기능이 권한 있는 이용자에게만 응답하도록 제대로 통제됐는지 여부 등을 소송 과정에서 확인할 방침이다.
현 변호사는 "이번 사고는 단순한 회원정보 유출을 넘어 이용자들의 상담과 실제 시술에 관한 정보까지 외부에 노출된 사안"이라며 "유출된 정보의 민감성과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해 충분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힐링페이퍼는 전날 피해 고객 보상안도 내놨다. 국내 피해 고객에게 1인당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고 개인정보 유출 이후 해킹·피싱 등 금융사기로 실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면 1인당 최대 1000만원을 1년간 보장하는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고객에 대한 지급 규모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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