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장관 돼도 의원직 유지할 것"…'언더조직' 활동은 인정 [종합]

입력 2026-09-10 14:36   수정 2026-09-10 15:29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우자 특혜와 기본소득당의 국고보조금 부당 사용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과거 이른바 ‘언더조직’으로 불린 비공개 정파에서 활동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해당 조직의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용 후보자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의 성평등을 이루어달라는 인사권자의 기대에 부응해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의 DJP 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여서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의 자리 나눠 먹기로 여겨졌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에 따른 부작용을 입법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원직 유지가 기본소득당의 국고보조금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기본소득당이 받은 국고보조금은 분기별 약 900만원이며, 국고보조금이 당의 연간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6%라고 설명했다. 용 후보자는 “한 석의 작은 원내정당으로서 조금이나마 확보할 수 있는 스피커를 통해 책임 있게 대안을 제시하려는 것”이라며 “개인의 영달이 중요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령 시도당’을 만들어 보조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시도당 설립 여부에 따라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일부 시도당이 위원장 자택을 사무소 주소로 신고한 데 대해서도 “법률상 필요한 주소를 둔 것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신고 수리와 현장 실사까지 마쳤다”고 주장했다.

배우자에게 당비를 재원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육아휴직급여를 부당하게 받도록 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용 후보자에 따르면 배우자는 2020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기본소득당에서 근무하면서 육아휴직 기간을 제외하고 월평균 약 250만원을 받았다. 그는 “배우자는 법과 제도에 따라 정당하게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조건을 충족해 다른 노동자와 동일하게 육아휴직급여를 받았다”며 “육아휴직 당시 나는 기본소득당 대표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과거 비공개 정파 활동에 대해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참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 조직은 최근 성차별적·위계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으며 구성원에게 낙태 금지와 혼전 순결 등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용 후보자는 “비공개 정파에 참여한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낙태 금지와 혼전 순결이 나의 신념이었던 적은 없고, 관련 문건을 누군가에게 읽게 하거나 그 내용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조직은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와 역량 부족 등의 문제로 2017년 자체 해산했다고 설명했다.

용 후보자는 자신이 여성가족위원회 소관 법안을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에도 “단편적인 평가”라고 반박했다. 생활동반자법과 친밀관계폭력처벌법, 육아 관련 법안 등을 발의하고 청소년 보호와 젠더폭력 대응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는 게 용 후보자의 설명이다.

용 후보자는 “철저한 검증은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무게”라면서도 “사실관계상 문제가 없으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자신들이 제기한 의혹에 자신이 있다면 서둘러 인사청문회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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