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키나, 女 테니스 최강자 등극…US오픈 첫 우승에 세계 1위까지

입력 2026-09-13 10:48   수정 2026-09-13 10:50

리바키나, 女 테니스 최강자 등극…US오픈 첫 우승에 세계 1위까지



엘레나 리바키나(27·카자흐스탄)가 여자 테니스 최강자로 우뚝 섰다. ‘테니스 여제’ 아리나 사발렌카(28·벨라루스)를 물리치고 생애 첫 US오픈 정상에 오르면서다. 사발렌카가 99주 연속 지킨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리바키나의 몫이 됐다.

리바키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1억800만달러) 여자 단식 결승에서 사발렌카를 2시간21분 혈투 끝에 2-1(6-4 5-7 6-2)로 꺾었다. 우승상금은 메이저 대회 역대 최고액인 550만달러(약 74억원)다. 2022년 윔블던, 올해 호주오픈에 이은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제패다.

사실 뉴욕은 리바키나에게 낯설고 험난한 무대였다. 그동안 US오픈에서는 단 한 차례도 8강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발목 부상까지 안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코트 위 리바키나는 특유의 냉정함으로 한계를 극복해냈다. 4강전에서 안방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코코 고프(미국·2023년 챔피언)를 제압한 뒤, 결승에서도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사발렌카를 무너뜨리며 완벽한 반전을 일궈냈다.

승부는 평정심에서 갈렸다. 리바키나는 1세트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사발렌카의 백핸드를 집중 공략해 주도권을 쥐었다. 사발렌카 역시 2세트 막판 절묘한 패싱샷으로 상대 실책을 유도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3세트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사발렌카가 연이은 범실에 라켓을 코트에 내리치는 등 흔들린 사이, 리바키나는 침착하게 상대 서브 게임을 연달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서브 에이스로 우승을 확정한 리바키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뉴욕과 사랑에 빠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US오픈 결승에서도 사발렌카를 제압한 리바키나는 하드코트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최근 10년 동안 한 해에 메이저 대회를 두 차례 이상 제패한 여자 선수는 2022년 이가 시비옹테크, 2024년 사발렌카에 이어 올해 리바키나가 세 번째다. 앞으로 프랑스오픈 정상에만 오르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인 리바키나는 주니어 시절 재정적 한계로 전담 코치 없이 홀로 대회를 전전했다. 하지만 2018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카자흐스탄으로 귀화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184㎝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속 190㎞대 강서브를 앞세워 세계 최정상에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세레나 윌리엄스(2012~2014년) 이후 처음으로 대회 3연패를 노린 2024년과 지난해 우승자 사발렌카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는 준우승 상금 280만달러(약 38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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