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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여력 4배로…이번 가을 배당주 지도

입력 2026-10-19 06:00  

[화제의 주식]



가을은 전통적으로 연말 배당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들여다보는 시기다. 고(高)배당주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증권가는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보다 ‘주주에게 돈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돌려줄 수 있는 회사인가’를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가에선 '찬 바람이 불면 배당주'란 말이 흔하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미리 배당주 투자에 나서려는 수요가 늘어서다. 하지만 배당수익률만 보고 종목을 고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배당을 계속 지급할 만큼 이익과 현금이 있는지, 그간 배당성향은 어땠는지,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다른 주주 환원 정책은 어떤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배당 여력 커지고 분리과세도

올해는 상장사들의 실적과 정책 변화가 배당주 투자의 주요 변수다. 상장사별 이익과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배당 확대를 위한 재원이 크게 늘었다. 고배당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올해부터 시행된다.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제조업 상장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169조 원에서 올해 751조 원, 내년 973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잉여현금흐름(FCF)도 같은 기간 99조 원에서 522조 원, 778조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을 늘릴 여력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정부도 배당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지급분부터 요건을 충족한 고배당 기업의 배당금은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도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전년보다 배당을 줄이지 않으면서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배당금을 10% 이상 늘린 기업이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배당주에 투자할 때 배당을 뒷받침할 이익과 현금흐름,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의 질을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자동차·통신 등 투자 업종을 달리 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금융지주는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이다. 대출과 수수료 사업에서 반복적으로 이익을 내고,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주주 환원 여력이 비교적 커서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배당 총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KB금융은 전년(6699억 원) 대비 21.1% 증가한 8109억 원을 배당했다. 신한지주는 5552억 원에서 6963억 원으로 25.4%, 하나금융지주는 5003억 원에서 6151억 원으로 23% 늘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전년(2942억 원) 대비 9.1% 증가한 3210억 원을 지급했다.

꾸준한 현금, 신규 투자도 따져야

은행주는 이익의 변동성이 제조업보다 낮고 자본비율이 환원 여력을 좌우한다. 특히 눈여겨볼 지표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다. 예상치 못한 손실을 견딜 핵심 자본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준다. 각 비은행 계열사 실적과 자산건전성, 환율·금리 변화도 변수다. 경기 둔화로 연체와 부실채권이 늘면 충당금 부담이 커진다.

따박따박 들어오는 현금으로 주주 배당을 해 온 전통적 배당주들도 있다. 담배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KT&G가 그렇다. KT&G의 올해 증권가 예상 주당배당금(DPS)는 8000원으로 지난해 6000원보다 33.3% 늘었다. 반기 배당금도 지난해 1400원에서 올해 2000원으로 600원 증가했다.

SK텔레콤도 통신요금에서 반복적인 현금흐름을 얻는 대표적인 배당주다. SK텔레콤은 앞서 올 1·2분기 배당금을 주당 83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엔 유심 해킹 사고 수습 등을 이유로 하반기엔 배당을 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두 기업 모두 관건은 배당을 지속할 현금이다. 본업에서 꾸준히 현금이 들어오지만, 최근에는 신규 투자 부담이 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KT&G는 해외 생산시설과 신사업,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사업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사업 성장 속도와 규제 등도 변수다. 배당 이력보다 실제 잉여현금흐름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현대차와 기아는 DPS가 높은 기업 중 하나다. 자동차 판매로 쌓은 현금을 바탕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앞으로 실적이 떨어지더라도 주당 연간 최소 1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분기별 2500원씩 정례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총주주환원율(TSR)을 35%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현대차의 목표다.

삼성전자, 배당 늘릴까



기아는 지난해 보통주 DPS가 6800원이었다. 증권가는 올해 기아의 DPS를 750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을 추산하면 약 5%다.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배당금 예측이 쉽다. 하지만 배당락 이후 주가 움직임 또한 유의해야 한다. 배당금을 받더라도 배당락으로 주가 하락 폭이 더 크면 전체 투자 수익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고배당주 명단엔 들지 않았다. 2025년 보통주 배당수익률은 1.5%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주주 환원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주주 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 원으로 예상하고, 3분기에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 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안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배당 규모를 놓고 여러 계산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가 2024~2026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 등에 쓴 돈을 빼고 남은 금액을 약 270조 원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중 약 76조 원이 현금배당에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올해 주주 환원에 쓸 수 있는 돈을 110조 원으로 추산하며, 75조 원 이상 현금배당을 예상했다.

여기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만족하면서, 금융 계열사들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을 고려해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계산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은 합산 10%에 가깝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택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규제상 두 회사가 일부 지분을 매각해야 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배당주 투자의 목표는 앞으로 여러 해에 걸쳐 이익과 현금을 만들고, 이를 주주에게 일관되게 돌려줄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라며 "일회성 배당금이 얼마나 많은지보다 기업 펀더멘털과 꾸준한 배당 여력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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