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한 미용 시술을 받으러 피부과를 찾은 30대 여성이 수면마취 상태에서 예정에 없던 시술을 무더기로 받고 계획의 11배가 넘는 비용을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JTBC는 서울 강남의 한 미용 전문 피부과에서 이 같은 피해를 봤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을 15일 보도했다. A씨는 지난 7월 피부과를 찾아 보톡스와 지방분해주사 등 143만원 상당의 시술을 받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했다. A씨는 방송에서 "간단하게 보톡스나 윤곽주사를 맞으려고 갔다. 시술 시간으로 따지면 15~20분도 안 걸리는 시술이었다"며 회원권 등록 권유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A씨는 시술실에 들어간 뒤 9시간이 지나 깨어났고, 집에 돌아와 확인한 결제액은 1640만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원래 시술비를 빼면 1500만원이 추가로 결제된 셈이다. A씨가 받은 진료 기록에는 16개 시술 항목과 각종 수액·주사·화장품이 적혀 있었고, 수면 유도제인 프로포폴과 미다졸람도 포함돼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반면 병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취재진에게 "각 시술마다 고객의 동의를 받았고, 원장의 판단하에 안전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사안은 수면마취 상태에서 이뤄진 추가 시술 동의가 유효한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다졸람 등 진정·수면 유도 약물은 투여 이후의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선행성 건망'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판단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이뤄진 동의는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지만, 실제 A씨의 동의가 어떤 상태에서 이뤄졌는지는 진료 기록과 정황을 통해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
미용 시술 분쟁이 생기면 진료기록부와 동의서, 결제 내역, 대화 녹취 등 근거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사자끼리 풀리지 않으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비용·환불 문제는 한국소비자원(국번 없이 1372)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부당 결제가 의심되면 카드사에 이의를 제기해 결제를 취소·보류하는 방법도 있다.
수면마취를 동반한 미용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시술 항목과 비용, 사용 약물을 서면으로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마취 중 추가 시술 가능성과 비용 처리 방식까지 미리 못 박아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이현정 한경닷컴 기자 angele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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