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결국 터졌다…세계 곳곳 '분노'

입력 2026-09-16 11:50  

아시아서 남미까지 노 시위 확산 도로봉쇄에 파업·행진
에너지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리아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곳곳에서 분노 여론이 들끓고 있다. 택시·대중교통 기사들이 거리로 나서고 유류 창고 봉쇄와 저속 운행 시위가 벌어지는 등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은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에서는 14일 택시 기사들이 연료 부족에 따른 휘발유 배급제 도입에 반발해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자바에서는 학생들이 급등한 연료 가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친정부 단체들에 의해 해산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연료 부족으로 주유소에 긴 줄이 생기는 등 공급 불안도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사들이 유류비 상승에 따른 소득 감소에 반발해 운행 거부에 나섰다.

필리핀에서도 대중교통 운송단체 마니벨라 소속 근로자들이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유류세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남미 과테말라에서는 지난주 트럭 운전사 단체 등 시위대가 유가 상승에 항의하며 전국 각지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선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평화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럽 곳곳에서도 분노한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포쉬르메르에선 15일 약 50명의 어부가 유류 창고를 봉쇄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벌어졌다.

포르투갈 운전자들은 지난주 주요 간선도로에서 여러 차례 '달팽이 작전'(저속 운행으로 차량 흐름 방해)에 나서 교통 체증을 유발했다. 해안 도시 이스피뉴에서는 지역 기업인들 주도로 유가 상승과 생활비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모여 이 지역에 있는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의 사저까지 행진했다.

시리아에서는 유류비 인상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정부가 휘발유와 디젤 등 석유 제품 가격을 최대 40%까지 일시적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시위대는 주요 도로를 막고 타이어에 불을 지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무너진 이후 시리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CNN은 전했다.

이달 들어 미국의 이란 유조선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지난 10일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연안의 주요 도시 모카를 접수하면서 핵심 원유 수송로인 홍해의 불안까지 커져 국제 에너지 시장의 공급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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