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강세인 국내 TV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 선택지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국산 제품과 가격을 비교한 뒤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요즘 현장 분위기다.中 TV 관심 계속됐지만…전체 비중은 소폭 하락
22일 한경닷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뉴엔AI에 의뢰해 'TV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TV 관련 전체 언급량은 457만254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국내·외 TV 브랜드 35개를 대상으로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유튜브, 네이버지식인, 인스타그램, 엑스(X) 등의 데이터를 분석했고 이 가운데 7개 주요 브랜드는 소비자 인식과 평가 속성을 별도로 살펴봤다. 데이터 분석에는 뉴엔AI의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퀘타아이'를 활용했다.
중국 3사(TCL, 하이센스, 샤오미)는 모두 지난해보다 언급량이 늘었다. TCL은 1만6392건에서 2만282건으로 23.7% 증가했고 샤오미는 1만688건에서 1만5645건으로 46.4%, 하이센스는 7569건에서 1만738건으로 41.9% 늘었다. 지난해 TCL 3위, 샤오미 4위, 하이센스 5위였던 순위는 올해 각각 4위, 5위, 7위로 바뀌었다. 중국 브랜드 전체 언급 비중도 4.6%에서 4.2%로 0.4%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언급량은 107.7% 증가한 62만6569건을 기록했고 더함은 240.4% 늘어난 2만5218건, 와이드뷰는 1960.8% 증가한 1만4467건으로 집계됐다. 더함이 전체 3위, 와이드뷰가 6위에 오르면서 중국 브랜드의 상대적 순위가 내려간 것으로, 중국 TV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브랜드 전체 언급 비중은 94.8%에서 95%로 0.2%포인트 높아졌다.
中 TV, 국산과 비교해보니…가격·신뢰도 놓고 저울질
소비자들은 중국 TV를 따로 떼어보기보다 삼성전자·LG전자 제품과 함께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삼성전자와 TCL의 동시 언급량은 8115건, LG전자와 TCL은 6531건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샤오미는 6506건, 삼성전자·하이센스는 4122건이었다. 뉴엔AI는 "국내 대기업과 중국 브랜드를 비교할 때 가성비와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논의가 많았고 TCL은 성능을 놓고 비교하는 언급도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풀이했다.다만 국내 대기업과 중국 브랜드를 함께 언급한 횟수는 지난해보다는 소폭 줄었다. 삼성전자와 TCL은 지난해 9342건에서 올해 8115건으로, LG전자와 TCL은 8156건에서 6531건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샤오미도 6761건에서 6506건으로 줄었고, 삼성전자·하이센스 구도만 4163건에서 4122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브랜드끼리 비교할 때는 TCL을 중심으로 낮은 가격 부담과 제품 사양을 따지는 내용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TCL·샤오미·하이센스 간 직접 비교가 상대적으로 적고 가성비 범주에서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TCL을 중심으로 실속형 제품과 낮은 가격 부담, 사양을 분석하는 언급이 나왔다. 국내 중소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간 비교에서는 디스플레이와 사후서비스(A/S) 등이 주로 거론됐다.
"젊은층은 중국산 거부감 덜해"

유통 현장에서는 가격 차이가 중국 TV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는 후문. 서울의 한 가전매장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오히려 중국 브랜드 수요가 많다"며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은 중국산이면 무조건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그런 거부감이 덜한 느낌"이라고 했다. "제품 기술력도 삼성전자나 LG전자 못지않다는 인식이 있고 가격은 최대 2.5배까지 차이가 나다 보니 75인치까지는 중국 브랜드 제품이 오히려 잘 나간다"고.
여러 가전을 한꺼번에 장만할 때와 TV만 따로 구매할 때도 선택이 갈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혼수 패키지처럼 한 번에 가전을 맞출 때는 삼성전자나 LG전자를 선택하지만 TV만 개별적으로 구매할 때는 중국 브랜드로 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가격 차이가 큰 TV 한 대만 놓고 비교할 때는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있지만 여러 가전을 한 브랜드로 맞추며 할인 폭을 키우는 경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 기운다는 설명이다.
다만 화면 크기가 커지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력이 다시 부각된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85인치 이상 대형 화면부터는 화면 크기에 맞게 화질을 보정하는 업스케일링 기술에서 국내 업체들이 아직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큰 화면에서도 화질을 보정하는 기술력이 좋아서 85인치 이상부터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했다.
TCL·하이센스 긍정평가↑…샤오미는 '글쎄'
가격 경쟁력만 놓고 중국 브랜드가 평가받고 있는 건 아니다. TCL의 긍정평가 비중은 지난해 45.6%에서 올해 53.1%로 높아졌고 부정평가는 18.5%에서 10.8%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저렴한 가격 대비 화질과 음질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한편 오디오 지연 등 사운드 문제가 지적됐다. 올해는 시각적 디테일과 화질에 대한 만족이 이어졌지만 부품 누락이나 패널 불량 문제가 부정 요인으로 언급됐다.하이센스도 긍정평가가 지난해 51.2%에서 올해 57.6%로 높아졌고 부정평가는 15.8%에서 11.8%로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화질과 대형 화면, 가격 경쟁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사운드 품질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올해는 선명한 화질과 화면 밝기가 강점으로 언급됐지만 내구성과 안정성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났다.
샤오미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긍정평가 81.8%, 부정평가 4.4%였지만 올해는 각각 54.5%, 8.3%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대한 긍정평가가 많았고 내구성과 정보유출 논란이 부정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는 성능과 가격 대비 만족도에 대한 긍정평가와 함께 인터페이스 조작 속도가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가격과 화질에서는 국산 제품과 비교할 만한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지만 내구성과 부품, 실제 사용 과정에서의 품질은 중국 브랜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특히 화면 크기와 구매 방식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와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 반응도 달랐다.
뉴엔AI는 "TCL, 샤오미, 하이센스는 가격과 성능에 대한 경쟁력이 입증된 반면 내구성·부품 요소에서 아직 신뢰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가격과 화질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제품 완성도와 사용 경험에서는 신뢰도를 높여가는 과정으로, 품질 안정성과 사용 경험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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