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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더 진짜 같네"…2030 꽂히더니 한국만 역주행 [박수림의 트렌딧(Trend:it)]

입력 2026-09-27 15:00  

"진짜보다 더 진짜 같네"…2030 꽂히더니 한국만 역주행 [박수림의 트렌딧(Trend:it)]

글로벌 패션 무대에서 천연 모피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뉴욕과 런던 등 세계 주요 패션위크가 공식 행사에서 천연 모피 사용을 금지하면서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천연 모피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패션업계는 장기적인 시장 변화에 대응해 페이크 퍼 등 대체 소재를 활용한 상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뉴욕도, 밀라노도 탈(脫)모피…선택에서 ‘기준’으로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고급 패션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천연 모피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는 2027 SS(봄·여름) 뉴욕패션위크부터 공식 일정에 참여하는 모든 브랜드를 대상으로 천연 모피를 금지하는 ‘퍼 프리(Fur-Free)’ 정책을 처음 적용했다.

그동안 구찌·프라다·버버리 등 주요 명품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천연 모피 사용을 중단해왔다면 최근에는 주요 패션위크까지 이에 동참하고 있다. 개별 브랜드를 중심으로 확산하던 퍼 프리 움직임이 패션위크 차원의 공식 기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탈리아 패션협회(CNMI)도 이달 열리는 패션행사부터 참가 브랜드가 동물 모피로 만든 제품을 런웨이에서 선보이지 않도록 권고하는 자율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 업계 전반에서 탈(脫)모피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물론 패션위크에서 천연 모피를 금지한다고 해서 해당 브랜드의 모피 제품 생산이나 판매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뉴욕·런던 등 주요 패션위크는 디자이너가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하고 다음 시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천연 모피를 공식 무대에서 배제하는 움직임이 확산할수록 브랜드의 소재 선택과 상품 기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선 천연 모피 수요 여전…페이크 퍼도 존재감 키워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탈모피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천연 모피 수요도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실제 올해 2분기 신세계백화점의 모피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모피 매출도 각각 14.5%, 10% 늘었다.

다만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페이크 퍼를 찾는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천연 모피보다 가격 부담이 낮은 데다 최근에는 소재와 가공 기술이 발전하면서 천연 모피와 비슷한 질감과 디자인을 구현한 제품이 다양해진 영향이다. 동물복지와 지속가능성 등 제품 생산 과정까지 고려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도 페이크 퍼의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페이크 퍼 늘리는 국내 패션업계
모피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지만 패션업계는 장기적으로 탈모피 흐름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패션 산업은 해외 시장의 변화나 흐름이 국내에도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 핵심 고객인 젊은 세대가 가치소비를 중시한다는 점도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국내 패션업체들도 천연 모피 특유의 질감과 분위기를 살리면서 가격 부담을 낮춘 페이크 퍼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플러스’는 올해 FW(가을·겨울) 시즌 페이크 퍼 상품 공급액을 전년 대비 약 20% 늘렸다. 젊은 세대의 수요에 맞춰 페이크 퍼를 캐주얼하고 트렌디한 분위기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LF가 수입·판매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바네사브루노’도 2026 FW 시즌 페이크 퍼 관련 상품 수를 전년보다 3배 많은 수준으로 구성했다.

제품 수요가 늘면서 기존에 페이크 퍼를 취급하지 않았지만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브랜드도 있다. LF의 ‘헤지스 여성’은 최근 304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온라인 전용 라인 ‘HAVE HAZZYS’를 통해 브랜드 최초로 페이크 퍼 재킷 2종을 선보였다. 10㎜ 길이의 고밀도 무통(Mouton) 질감을 적용해 풍성한 털의 느낌을 살리는 등 천연 모피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LF에 따르면 이달 초 자사몰에서 진행한 사전 주문에서도 높은 고객 호응을 얻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당장 국내 소비자 수요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천연 모피 사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와 본사가 먼저 변화를 주도하고 국내 시장이 이를 따라가는 구조인 만큼 향후 본사의 상품 구성이나 발주가 달라지면 국내 시장 역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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