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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에 이어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긴축이 본격화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7천피’ 회복을 눈앞에 뒀다.
코스피지수는 18일 2.66% 상승한 6894.2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6900을 돌파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16일 Fed가 기준금리를 연 3.75~4.0%로 0.25%포인트 인상해 3년2개월 만에 긴축을 시작했고, 일본은행은 연 1.0%인 기준금리를 연 1.25%로 올리면서 매크로 환경이 악화했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73%, SK하이닉스는 6.42% 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칩 판매량이 올해의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뉴욕증시부터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어지더라도 2022년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35% 하락한 것과 같은 폭락장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당시는 Fed가 연 0~0.25%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1년 반 만에 연 5.25~5.50%까지 급격히 끌어올린 데 비해 지금은 출발점이 연 3.50~3.75%로 높아 속도와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994년 이후 Fed의 기준금리 인상기는 여섯 차례였는데,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평균 9.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유가증권시장 이익 체력도 더 탄탄하다.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기업 이익이 꺾이는 상황과 맞물린 2022년과 달리 올해는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990조원에 달하는 등 이익 증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추가로 상승해 달러당 157엔대에 거래됐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렸지만 긴축 강도가 미국보다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BOJ 예상보다 덜 매파적" 평가…중동전 종전 기대에 유가 안정
긴축 랠리에도 증시 낙관론 우세, 18일 美 옵션 만료일 등 변수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이틀 간격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전 세계 위험자산은 일제히 반색했다. 18일 코스피지수 상승폭(+2.7%)은 오픈AI의 ‘아스트라’ 돌풍이 불었던 하루를 제외하면 지난달 20일 이후 약 한 달만에 가장 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금리 인상에도 1.4% 상승 마감했고,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1.4% 뛰어 7만77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전날 모처럼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던 미국 증시 야간 선물은 상승세를 대폭 키웠다.긴축 랠리에도 증시 낙관론 우세, 18일 美 옵션 만료일 등 변수
◇ 덜어낸 엔캐리 청산 공포
위축됐던 투자 심리를 녹인 호재는 많았다. 중국이 이란에 후티 반군을 자제시킬 것을 경고했다는 소식과 사우디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 완화 등이 전해지면서 치솟기만 하던 유가가 진정됐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93%대까지 후퇴했다.여기에 일본은행(BOJ)의 ‘비둘기파적 인상’이 과격한 긴축과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공포를 해소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BOJ의 금리 결정 결과가 발표된 정오를 기점으로 급반등을 시작했다. 7거래일만에 돌아온 외국인의 매수세도 강해졌다. BOJ의 행보를 확인하기 전까지 눈치만 보던 자금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비켜갔다’는 안도 랠리를 벌인 것이다.
BOJ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상했다. 인상 자체는 예상대로였지만, 더 큰 폭의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없다는 점이 시장을 놀래켰다. 모건스탠리는 “가장 매파적인 위원 두 명이 0.5%포인트 ‘빅스텝’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실제로는 동결 소수 의견만 두 표가 나왔다”며 시장 기대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시장을 긴장시켰던 엔캐리 청산의 공포를 일단 덜어냈다. 지난 2024년 여름 BOJ의 긴축과 엔화 급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기억을 가진 투자자들은 엔화 변동을 기민하게 주시해왔다. 엔화로 싸게 빌린 돈을 해외 주식 등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엔화의 급격한 강세로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전 세계 증시가 또 한 번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에다 BOJ 총재는 “정책 운용의 국면이 달라졌다”면서도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려 금융 여건이 급격히 긴축되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씨티증권은 “정책 방향은 인상이지만 그 속도는 시장이 걱정한 만큼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줬다고 해석했다.
◇ 시장의 초점은 다시 기업 실적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인상 행렬에도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 대한 낙관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은 AI 투자가 주도하는 강한 경제 성장, 그리고 견조한 기업 실적이다. 미슬라브 마테이카 JP모간 글로벌 주식전략책임자는 “인상이 점진적이고 인플레이션이 통제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이 견조하다면 증시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했다.이는 ‘엔캐리 쇼크’가 벌어진 2024년과도 다른 점이다. 당시 엔캐리 청산의 공포를 키운 것은 미국의 고용 쇼크와 경기 침체 우려였다.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9% 급락했다. 지금은 반대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금리는 안정되고 있고, AI 우려는 실제 수요 지표가 반박하고 있다”며 “Fed 역시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겼지만 내년까지 연속적인 긴축을 시사한 것은 아니어서 시장의 초점은 다시 기업 실적과 주문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도 랠리가 완전히 굳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가장 큰 장애물은 유가다. 엔화가 다시 급격한 약세로 빠져들면 미국채 금리 상승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다. 닉 트위데일 AT글로벌마켓 전략가는 “중앙은행 정책이 여전히 시장을 움직이고 지정학적 위험도 높은 만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여지는 충분하다”고 했다. 18일 미국에서 명목가치 2조달러 넘는 옵션이 만료되는 ‘트리플 위칭’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페퍼스톤그룹은 “랠리가 옵션 만기 이후에도 연장될 수 있을지가 단기적으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강진규 기자/도쿄=최만수 특파원/빈난새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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