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랠리의 동력은 메모리 업체의 설비투자 확대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설비투자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연초보다 각각 34%, 51% 늘었다. 두 회사의 합산 설비투자액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56% 증가한 117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경기 평택 P4와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M15X 라인이 가동되고, SK하이닉스 경기 용인 Y1 발주가 이뤄지는 등 핵심 설비투자 프로젝트가 가시화한 결과다.
실적 개선도 뒤따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닥시장 소부장 기업 37곳 가운데 20곳(54%)이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의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을 봤을 때 소부장 밸류체인의 이익 증가 구간은 이제 초입”이라며 “실적 우상향 추세는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정 장비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투자 포인트는 오는 4분기 수주 규모다. 통상 장비 주문에서 제조, 출하까지 4~5개월이 걸리는 만큼 국내 주요 팹의 가동 일정을 감안하면 4분기부터 대규모 장비 발주가 집중되고 내년에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시나리오다. 에픽AI에 따르면 반도체 증착 및 열처리 장비를 생산하는 원익IPS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보다 52.7% 급증한 2740억원이다.
TSMC는 올해 설비 투자의 10~20%를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마스크 등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HBM 생산 확대에 맞춰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HBM 본딩·레이저 장비뿐 아니라 테스트 장비와 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OSAT) 업체로 수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피에스케이홀딩스와 이오테크닉스, 에스티아이 등이 대표적인 후공정 장비 수혜주로 거론된다.
부품·소재주는 장비주보다 실적 개선 시점이 다소 늦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비 반입 이후 가동률이 올라가고 웨이퍼 투입량이 늘어나야 소모품 교체 주기와 화학 소재 사용량이 정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이다. AI 서버용 고사양 소켓 및 프로브카드 등을 생산하는 ISC와 티에스이, 리노공업, 식각 부품을 공급하는 원익QnC와 티씨케이 등이 대표적인 유망 부품·소재주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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