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러켄밀러, 첫 방한…삼성·두산과 투자 논의

입력 2026-09-20 17:47   수정 2026-09-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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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금융 투자자이자 ‘미국 경제 막후 실세’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두산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경영진과 만난다. 투자 방식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드러켄밀러 회장은 22일 서울 모처에서 ㈜두산 및 두산에너빌리티 고위 경영진과 만날 계획이다. 그는 방한 기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쿠팡 경영진과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드러켄밀러 회장이 공개적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선트·워시의 투자 스승, AI·에너지 투자처로 韓기업 찍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사진)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소재, 발전설비, 전력망 등 주요 병목 구간에서 한국 기업의 중요성이 커지자 방한을 결정했다는 해석이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지난 2월 한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에 상당한 투자 포지션을 두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듀케인패밀리오피스는 올 1분기 아르헨티나 석유·가스 생산업체 YPF 지분을 1억2700만달러(약 1800억원)어치 이상 확보했고, 멕시코 에너지 기업 비스타에너지에도 새롭게 투자했다. 드러켄밀러 회장이 두산 경영진과의 회동을 계기로 한국 에너지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기와 가스터빈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드러켄밀러 회장이 두산이 생산하는 AI 반도체용 기판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 등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드러켄밀러 회장이 에너지 분야로 투자처를 넓히는 가운데 두산 경영진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기업도 방문할 예정이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최근 AI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과도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자 행사에서 “AI산업 투자 규모를 6개월 전의 20%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뒤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자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예측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큰 수익을 거둔 인물로도 유명하다. 미국 경제정책의 핵심 인사들과도 인연이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케빈 워시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멘토로 불리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드러켄밀러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경제 거물의 한국 방문이 더욱 잦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계 리더가 한국 방문 이후 투자를 확대하는 사례가 이어진다면 한국 산업 공급망의 위상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해령/신정은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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