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였던 포르쉐가 그룹 실적을 짓누르는 부담으로 돌아섰다. 중국과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판매가 흔들리고 전기차 전략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한때 그룹 영업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책임졌던 포르쉐의 비중은 지난해 5% 아래로 떨어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르쉐는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현지 업체에 밀린 데 이어 미국 관세 부담까지 겹치며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도 수익성 저하를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상반기 포르쉐의 차량 인도량은 12만23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줄었다. 매출도 172억3000만유로(약 27조원)로 5.1%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 분석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는 “포르쉐가 수익 창출원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포르쉐의 부진은 모회사 실적에도 직격탄이 됐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18일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4.0~5.5%에서 최대 1%로 낮췄다.
올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 약 100억유로의 일회성 비용 가운데 60억유로가량이 포르쉐의 수익 전망 악화에 따른 손상차손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에도 포르쉐 관련 영업권에서 27억유로를 손실 처리했다.
그룹 내 포르쉐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한때 폭스바겐 계열 브랜드 가운데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지만 최근 이익률은 그룹 평균을 밑돌았고 대중차 브랜드 스코다에도 뒤처졌다.
독립 자동차 산업 분석가 마티아스 슈미트는 “체코 브랜드인 스코다가 사실상 그룹 내 새로운 포르쉐가 됐다”고 평가했다.
포르쉐의 실적 악화가 폭스바겐의 구조조정을 더욱 거세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포르쉐의 수익 전망 하향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추가 비용 절감에 나설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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