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실남 씨는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가입니다. 그의 자산은 연간 1억원 정도의 임대수입이 나오는 도심 소재 상가건물, 현재 거주 중인 서울의 아파트, 휴전선 일대에 있어 큰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경기도 임야로 구성돼 있습니다.
어렵게 자산을 일군 건실남 씨는 자녀들이 자신처럼 고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자기 소유 부동산을 자녀들에게 얼른 물려주고 싶습니다. 다만 가장 큰 걸림돌은 세금입니다. 시가를 기준으로 증여세를 계산해 보니, 50%의 최고세율 구간이 적용됩니다. 현 시점에서 증여한다면 자산의 절반가량이 세금으로 나가는 셈입니다. 막대한 부담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당장 마주할 문제는 상가건물에 대한 증여세입니다. 연간 1억원의 임대수입이 나오는 상가건물이라면 증여세의 액수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증여재산가액을 낮추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건물에 최대한도로 담보대출을 설정한 다음 증여하는 방식입니다. 담보인정비율(LTV) 70%를 가정하면 채무를 제외한 순수 증여자산은 상가건물 가액의 30%로 줄어들어, 자녀가 내야 할 증여세는 크게 감소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담보금액만큼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자녀의 현금동원 능력이 부족하다면 부모가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는 것이 전체적인 자금 흐름상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거주 중인 주택은 증여가 아닌 양도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1세대 1주택' 요건을 충족한다면,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적용받거나 크게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유기간이 길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자녀는 확실한 자금출처를 바탕으로 주택을 정당하게 매수하고, 부모는 비과세를 활용해 세금을 아끼는 일석이조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부모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입니다. 세법상 사전증여 재산은 10년이 지나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습니다. 상가건물 증여일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토지를 증여하거나 상속하게 되면 상가건물의 가액과 합산되지 않아 낮은 세율구간이 적용됩니다. 합산 과세가 된다면 최고세율이 적용되어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지만, 10년의 시차를 두고 분산해서 물려주면 세금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세무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