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단계적 협상안을 미국 측에 다시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프로그램 관련 양보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란 측은 핵 문제 논의 자체를 일축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신 및 ISNA통신 등에 따르면 제81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28일) 카타르 중재단과 다시 만나 세부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며 "카타르가 이를 미국에 전달한 뒤 미국의 최종 답변이 우리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른바 '7일 계획(7개 조항 제안서)'으로 명명된 자국의 안이 중재 경로를 통해 전달됐음을 확인했다. 앞서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동결 자산 반환, 전 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등이 선행될 경우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뒤 이란 측에 비핵화 조치를 우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라그치 장관은 전날 백악관의 거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재자를 통한 미국의 공식적인 거부 의사나 답변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미국의 최종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핵 프로그램 양보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명확히 그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핵 문제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강력히 부인한다"며 "어떠한 유연성도 없으며 관련 논의조차 이뤄진 바 없다. 현재 의제는 오직 호르무즈 해협 문제뿐"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직접 대화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직접 양자 회담을 열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뉴욕 현지에서 카타르 중재단을 사이에 두고 간접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카타르 측은 28~29일 양측을 오가며 '7일 계획' 수정안을 둘러싼 의견 조율을 시도할 방침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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