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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비싸 서울 떠난다는데"…과천 인구 2만명 늘어난 이유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입력 2026-10-02 06:30  

"집값 비싸 서울 떠난다는데"…과천 인구 2만명 늘어난 이유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서울에서 빠져나가는 인구가 6개월 연속 들어오는 인구보다 많았습니다. 흔히 높은 집값이 ‘탈서울’을 부추긴다고 설명하지만 가격만으로는 인구 이동의 전체 모습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주택 공급과 가구 분화, 신축 선호 등 구조적인 요인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8월에는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2901명 많았습니다. 같은 달 경기는 4486명, 인천은 2270명이 순유입됐습니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와 인천으로 향한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비싼 주거비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현상을 가격 문제로만 보면 서울에서 가구 수에 비해 주택이 부족하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놓칠 수 있습니다.
집값만큼 중요한 ‘들어가 살 집’
서울의 2024년 주택보급률은 93.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2019년 96.0%였던 주택보급률은 2023년 93.6%까지 내려갔다가 2024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94%를 밑돌고 있습니다.

주택보급률은 일반가구 수에 대한 주택 수의 비율입니다. 서울의 일반가구가 약 416만가구라고 가정하면 주택보급률 1%포인트는 산술적으로 약 4만1600가구에 해당합니다. 다만 주택보급률 하락을 곧바로 같은 수의 가구가 집을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빈집과 주택 유형, 가구별 선호지역 등이 반영되지 않은 총량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1인 가구 증가와 가구 분화 속도를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서울 안에서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아파트와 신축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경우 통계상 주택 수보다 체감하는 공급 부족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결국 높은 집값과 공급 부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택이 부족하면 가격과 임대료가 오르고, 높아진 주거비가 가구를 서울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집값은 인구 유출의 원인이면서 공급 부족이 외부로 드러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집값 비싼 과천에 인구가 늘어난 까닭
경기 과천시는 가격만으로 인구 이동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과천은 서울 강남권에 버금갈 정도로 아파트값이 높은 지역입니다. 2024년 9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아파트값이 22.7% 올라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과천 인구는 2019년 5만8289명에서 2024년 8만551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주로 인구가 감소했지만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다시 늘어난 것입니다.

이후 인구가 다소 줄어 2026년 8월에는 8만1107명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과 비교하면 2만2818명 증가한 규모입니다. 높은 주택 가격에도 신규 주택이 공급되면서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할 공간이 생긴 셈입니다.

물론 과천의 인구 증가를 주택 공급 하나만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 접근성과 교육 환경,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기업 입주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재건축에 따른 멸실과 입주 시기에 맞춰 인구가 크게 변했다는 점은 도시의 인구 수용력에서 주택 공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줍니다.
서울은 사람이 사라지는 도시가 아니다
서울 내부에서도 집값과 인구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특정 가구가 주거비 부담 때문에 서울을 떠나더라도 선호지역의 빈자리를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수요가 채울 수 있습니다. 인구 이동은 전체 인구의 증감뿐 아니라 지역을 점유하는 계층과 가구 구성의 변화로도 나타납니다.

서초구 반포동처럼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도 수요가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주거비와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기존 거주자 일부가 이동할 수 있지만, 직주근접성과 교육·생활환경을 선호하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가 유입됩니다. 가격 상승이 반드시 지역의 공동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집값이 비싸서 서울 인구가 줄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가 서울을 떠났고 누가 그 자리를 채웠는지, 어느 지역에서 주택이 멸실되고 새로 공급됐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인구를 붙잡으려면 공급부터 늘려야
서울의 인구 유출을 완화하려면 주택 가격을 억누르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구 수와 수요 변화에 맞춰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필요한 주택을 지속해서 공급해야 합니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는 기존 주택의 멸실과 주민 이주가 먼저 발생합니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새 주택이 공급되기 전까지 주거 공간이 줄어드는 기간도 길어집니다. 정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인허가부터 착공과 입주까지 이어지는 기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울 인구 유출은 높은 집값과 공급 부족, 가구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만든 결과입니다. 집값만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보다 왜 서울에서 필요한 주택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서울이 계속 사람을 끌어들이는 도시로 남으려면 가격 규제와 함께 주택 수용력을 높이는 공급 정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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