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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韓투자 못 박은 美…진짜 협상은 지금부터 [사설]

입력 2026-10-01 17:56   수정 2026-10-02 05: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한국이 텍사스 가스발전소 건설 및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관세 인하 조건으로 한국이 약속한 대미(對美) 투자액 3500억달러 중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 1500억달러를 뺀 나머지 2000억달러 모두가 에너지 분야에 투입되는 것이다.

텍사스 가스발전소(223억달러)와 원전 8기(최대 1200억달러) 건설은 양국이 협상을 진행하면서 세부 금액은 물론 추진 방향에도 합의한 사업이다. 우리 측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일방적으로 발표한 알래스카 LNG 사업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렇지만 이날 양국이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상업적 합리성 및 국내 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기돼 있을 뿐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주인 알래스카에 공을 들이는 트럼프인 만큼 다소 과장해 발표했을 수 있다. 정치적 노림수를 놓고 우리가 정색하며 “그게 아니다”라고 반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통상부가 “미국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한 것은 그런 차원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투자를 기정사실로 하려는 트럼프식 ‘대못 박기’ 전략일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끈질기게 우리 입장을 설득하며 상업적 합리성 원칙을 지켜낼 필요가 있다.

혹한을 뚫고 1300㎞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위험 요인이 많고 수익성이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지만 장점이 없는 건 아니다. LNG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운송 거리도 멕시코만보다 훨씬 짧다. 철강 등 관련 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다. 다른 부분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카드로도 활용 가능하다. 철저하게 득실을 따져야 하겠지만, 전략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익을 지킬 고난도 수 싸움은 사실상 지금부터라는 각오로 미국과의 추가 협상을 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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