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국내 ETF 시장은 순자산 500조원 시대를 열며 새 역사를 썼습니다. 지난 5월 말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증시 이목을 끌었습니다. 과거 보조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던 ETF가 이제 핵심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TF줌인>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ETF 시장을 한 걸음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최근 한 달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률을 거둬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 7개가 소부장 관련 ETF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 증설 일정을 고려할 때 소부장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증시에 상장한 ETF 수익률(레버리지·인버스 제외)을 집계한 결과,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중 7개가 반도체 소부장 관련 ETF로 파악됐다.
DS자산운용의 'DS코스닥액티브'가 해당 기간 수익률 32.36%로 국내 증시 상장 ETF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이 ETF는 코스닥 시장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 내 주도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상품이다. 지난 2일 기준 편입 비중 상위 5개 종목으로는 심텍(9.17%), 샘씨엔에스(6.74%), 이오테크닉스(4.75%), 디케이티(4.06%), 미코(3.70%) 등이 있다. 여기서 디케이티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속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150IT'는 수익률 29.50%를 나타내면서 3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코스닥150 구성 종목 중 정보기술(IT)에 속하는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 2일 기준 편입 비중 상위 5개 종목으로는 주성엔지니어링(8.88%), 원익IPS(5.58%), 이오테크닉스(5.55%), HPSP(5.29%), 심텍(4.80%) 등이 있다. 5개 종목 모두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반도체전공정'은 수익률 29.01%를 기록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ETF는 국내 반도체 전공정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편입 비중 상위 5개 종목으로는 주성엔지니어링(20.62%), 원익IPS(14.92%), HPSP(14.44%), 피에스케이(10.24%), 유진테크(8.33%) 등이 있다.
같은 자산운용사의 'SOL AI반도체소부장'은 수익률 28.34%를 나타내며 6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 밸류체인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편입 비중 상위 5개 종목으로는 한미반도체(15.47%), 주성엔지니어링(10.92%), 이수페타시스(9.20%), 대덕전자(6.79%), 원익IPS(6.28%) 등이 있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수익률 27.20%·8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액티브'(수익률 26.77%·9위), KB자산운용의 'RISE AI반도체TOP10'(수익률 26.49%·10위) 등 반도체 소부장 관련 ETF도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소부장주 강세의 배경에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설비투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연초 대비 각각 34%, 51% 상향됐다. 내년 설비투자 컨센서스도 연초 대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전공정에서는 신규 생산라인 구축과 공정 전환에 따른 장비 발주 기대가, 후공정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고단화와 첨단 패키징 적용 확대에 따른 투자 기대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국내 소부장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고객사 다변화가 더해지면서 업황 회복과 함께 구조적인 성장 가능성도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소부장 업체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부장 기업은 전반적으로 투자 기회가 많다고 판단한다"며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증설 일정을 감안하면 2028년까지 외형 성장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향후 반도체 소부장주의 주가 흐름을 가늠할 변수로는 실적이 꼽힌다. 천 팀장은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에서는 소부장 기업의 수주 증가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지, 매출 확대와 함께 영업이익률도 개선되고 있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며 "아울러 해외 고객사 확보와 신규 제품 공급이 가시화되는지도 중장기 성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전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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