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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불매 너무 심하다고?"…다시 떠오른 '스벅 사태'

입력 2026-10-02 21:18   수정 2026-10-02 21:30



"버거킹 불매운동이 너무 심하다고요? 스벅 사태 때는 커피 인증샷 올렸다고 뮤지컬서 하차하는 등 밥줄 끊긴 배우도 있었는데요?"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이념 공방이 거세지면서 한 게시판을 달군 댓글 중 하나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74년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당시 특별수사본부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낸 것과 달리 배후를 특정하지 않은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일부 관객은 이를 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정권의 배후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될 수 없는 역사 왜곡이라며 가세했고, 평점 사이트에는 날 선 평가와 함께 평점 테러가 이어졌고 고발 사태로 확산했다. 온라인에서는 배우 유해진이 모델로 출연한 버거킹 불매를 촉구하는 글도 확산했다.

반면 제작진은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다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봐달라고 당부했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올해 '스타벅스 사태'로 개인과 학생들이 치른 대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발단은 지난 5월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5월 18일 공식 앱 등에서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탱크데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여파는 문화계로 번졌다. 뮤지컬배우 정민찬은 5월 20일 SNS에 스타벅스 방문 인증샷을 올렸다가 비판받았다. 이후 뮤지컬 '디아길레프' 제작사 쇼플레이는 22일 정민찬이 충분한 논의 끝에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하차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소속 발레단 측은 그가 당시 이슈를 전혀 모르고 올린 것이라며, 사과문을 두 번 게시하고 하차까지 한 만큼 마녀사냥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학교 현장도 피해를 봤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선수들은 6월 29일 청룡기 대회 광주일고전 도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고, 이는 5·18을 희화화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며 비판을 불렀다. 이후 학교 정문 인근에는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과 이를 반박하는 응원화환이 함께 놓였고, 교복을 입은 재학생이 학교 밖에서 조롱이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학교도 대책을 마련했다. 학교가 교복·사복 혼용을 허용하면서 학생 2명 중 1명꼴로 사복 차림으로 등교했다.

구호를 주도한 학생들은 결국 야구를 그만뒀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은 8월 학교 측에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전원은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하고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묘역을 참배했다.

잘못된 언행에 대한 비판과 책임은 필요하다. 그러나 사과 이후에도 이어진 낙인과 위협, 학교 앞 '화환 전쟁'처럼 갈등이 진영 대결로 번질 경우 그 대가는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배한 보수단체가 유해진의 자택 앞 집회를 신고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정치권은 개인에 대한 위협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사회적 논쟁이 상대를 지우는 싸움이 아니라 성찰과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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