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번 망한 AI브라우저의 반전…실밸이 주목한 韓 3인조 [허진의 테크토닉]

입력 2026-10-05 14:00   수정 2026-10-05 14:23

5번 망한 AI브라우저의 반전…실밸이 주목한 韓 3인조 [허진의 테크토닉]

“웹과 로그인 정보에 사람처럼 접근하는 능력에서 어사이드는 내가 본 모든 인공지능(AI) 브라우저 중 단연 최고다. 스타트업이 프런티어 랩들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미국 실리콘밸리 최대 액셀러레이터(창업 지원 기관)인 Y콤비네이터의 게리 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남긴 찬사입니다. 주인공은 2024년 한국인 세 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스타트업이자 이들이 만든 AI 브라우저 ‘어사이드’입니다.
벼랑 끝에 탄생한 브라우저
어사이드가 처음부터 브라우저였던 건 아닙니다. 김준 대표와 이찬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에어브릿지 초기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첫 제품은 영업 통화 중 쏟아지는 기술 질문의 답을 찾아 띄워주는 영업용 AI였습니다. 하지만 고객마다 자료가 흩어져 있어 연결 프로그램을 만드는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이때 김 대표가 “어차피 다 브라우저 안에 있는데 브라우저가 곧 연결 고리 아니냐”며 마지막 피벗(사업 방향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이 CPO는 처음엔 반대했다고 합니다. 이미 다섯 번 실패한 팀이 또 방향을 트는 건 ‘피벗 늪’에 빠지는 길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를 돌려세운 건 팀 분위기였습니다. 브라우저 얘기만 나오면 팀원들 눈이 반짝였고 기존 제품 매출은 올해 1월까지 제자리였습니다. 결국 팀은 기존 사업을 접고 5명이 5개월간 조용히 브라우저를 만들었습니다.
오픈AI도 한 수 접었는데
AI 브라우저는 이름 높은 기업도 쓴맛을 본 시장입니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아틀라스’를 내놨지만 올해 7월 9일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고 8월 9일까지만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시 1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브라우저컴퍼니는 열성 팬이 많던 ‘아크’를 접고 ‘디아’를 내놨지만 아크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9월 아틀라시안에 인수됐습니다. 진짜 큰 벽은 크롬입니다. 스탯카운터의 올해 6월 집계로 세계 점유율이 69.6%인 데다 구글은 올해 1월 크롬에 제미나이 기반 웹 작업 대행 기능까지 넣었습니다.

지난 6월 23일 출시된 어사이드는 별다른 광고 없이 YC 동기들의 입소문을 타고 출시 글이 X에서 160만 뷰를 넘겼습니다. 구글의 벽과 오픈AI 같은 기업의 실패를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보입니다. 출시 2주 만에 2만 명이 모였고 테크크런치와 더 버지 등이 괜찮은 AI 브라우저로 꼽았습니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셈러시’에 따르면 이달 어사이드 다운로드 페이지 방문자는 지난달 대비 6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메타 '뮤즈' 인기 기능, 어사이드에도
불씨는 출시 영상이었습니다. AI가 은행 계정에 들어가 이체 내역을 훑고 안 쓰는 구독을 찾아 해지합니다. 안쓰는 구독을 찾아내는 기능은 이번에 메타가 출시해 대박을 친 AI 에이전트 ‘뮤즈’를 견인한 기능이기도 합니다.

이게 가능한 건 어사이드가 사람처럼 웹 페이지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AI 비서는 서비스마다 연결 설정이 필요했지만 어사이드는 내가 이미 로그인해 둔 사이트에 들어가 사람이 하듯 누르고 입력합니다.

“일주일 뒤 서울에서 부산 가는 KTX를 코레일 웹페이지에서 예약해줘”라고 시키면 알아서 움직이고 최종 결제는 사용자 승인을 받습니다. 사용자가 가장 많이 꼽은 기능은 ‘기억’입니다. 쓰는 서비스와 자주 여는 메뉴를 기기 안에 쌓아 두니 매번 설명할 필요 없이 “해줘” 한마디면 됩니다. 비밀번호는 자동 입력만 하고 AI에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한국산 무덤'서 성공 신화 쓸까
글로벌 소비자용 AI 서비스에서 한국 기업이 이름을 알린 사례는 드뭅니다. 트웰브랩스·업스테이지·페르소나AI 등 글로벌에서 뛰는 국내 AI는 대부분 기업 간 거래(B2B)용입니다. 이 약점은 AI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일부 게임회사를 빼면 인터넷 소프트웨어로 해외에서 인정받은 한국 회사는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어사이드는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우저라는 범용 서비스에서 한국 기업이 빅테크를 넘어선 사용성과 기술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출시 2주 때의 2만 명은 시작 단계의 숫자입니다. 성능 점수의 외부 검증을 넘어서야 한국발 소비자 서비스가 실리콘밸리에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