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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도 안 됐는데 억대 자산가?"…미성년 통장에 쌓인 10조

입력 2026-10-05 13:30   수정 2026-10-05 13:40



국내 은행에 10억원이 넘는 예금과 적금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5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하 미성년자 명의로 된 전체 예·적금 잔액은 10조원에 달했다. 이른바 '금수저' 미성년자들의 자산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은행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19개 시중은행의 미성년자 예·적금 총잔액은 9조741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8조2865억원) 대비 약 17.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통장 계좌 수는 661만여 개에서 899만여 개로 36%가량 급증했다.


거액을 굴리는 미성년 '영앤리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억원 이상의 예·적금을 쥐고 있는 미성년자는 총 2595명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는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 2419명,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이 124명이었다.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도 52명으로 작년 말보다 10명이나 늘어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1억원 이상 보유자는 하나은행이 566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540명)과 신한은행(437명)이 그 뒤를 이었다.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하나은행(14명)과 신한은행(12명)에 집중됐다.

이른 나이부터 부의 대물림이 일어나는 현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0~5세 영유아가 보유한 예·적금 잔액만 2조1399억원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가장 많은 잔액을 보유한 연령대는 6~12세(3조5864억원)다.

하지만 자산의 양극화도 확인됐다. 억대 자산가가 늘어난 반면 전체 예·적금 보유 미성년자의 77.5%에 해당하는 560만여 명은 통장 잔액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액 계좌에 머물렀다.

미성년자의 고액 자산 쏠림은 주식 시장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억원 이상의 국내 상장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5400명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총액은 7조31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정상적인 자산 형성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수십억원대 금융자산이 미성년자에게 이전되는 과정에서 꼼수 증여나 자금 출처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과세당국이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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