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스즈키가 중국 비야디(BYD)보다 더 싼 경형 전기자동차(EV)를 내놓는다. 가격을 212만엔(약 1800만원)까지 낮추면서도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310㎞를 확보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즈키는 오는 11월 첫 경형 승용 EV인 ‘e스카이’를 출시한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212만~279만엔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최저가 모델은 212만엔으로 지난 7월 BYD가 출시한 경형 EV ‘랏코’의 최저가 모델(214만엔)보다 약 2만엔 싸다. 중간급 모델은 239만엔, 최상위 모델은 279만엔이다.
가격을 낮췄지만 주행거리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e스카이는 모든 등급에서 1회 충전으로 최대 310㎞를 달릴 수 있다. BYD 랏코는 최저가 모델의 주행거리가 210㎞에 그친다. 239만엔과 249만엔짜리 상위 모델의 경우 320㎞로 e스카이보다 10㎞ 길다.
정부 보조금을 적용하면 가솔린 경차와 가격 차이도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보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스즈키의 경상용 EV ‘e에브리이’와 같은 56만8000엔 수준이 적용될 경우 e스카이의 실구매 가격은 약 155만엔까지 내려간다. 스즈키의 주력 가솔린 경차 ‘스페이시아’ 가격이 153만엔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같은 수준이다.
스즈키는 저가 전략으로 자동차 시장을 개척해온 업체다. 1979년 초대 알토를 47만엔, 2000년 초대 스위프트를 79만엔에 출시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넓혔다. e스카이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경형 EV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배터리는 경쟁사인 BYD 계열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했다. 경형 EV 전용 플랫폼과 전기차 구동장치인 ‘e액슬’도 새로 개발해 경형 EV 가운데 최고 수준의 전비 성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EV 시장은 중국과 유럽에 비해 여전히 성장 속도가 더디다. 지난 8월 일본 신차 판매에서 EV가 차지한 비중은 3.9%로 전년 동월보다 2.5%포인트 높아졌지만 중국 43%, 유럽 29%와는 큰 격차가 있다.
일본 신차 시장의 핵심인 경차 부문에서 최대 업체인 스즈키가 저가 EV를 투입하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보조금을 포함한 실구매 가격이 가솔린 경차와 비슷해질 경우 가격 부담 때문에 EV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 수요를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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