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장과 자본, 대규모 생산시설이 산업의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사람의 창의력과 지역의 정체성, 이야기와 지식재산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듭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계와 AI가 생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면 사람의 창의력은 먹고, 놀고, 즐기고, 경험하는 데서 발휘될 것입니다. 식품과 관광, 문화·예술의 가치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의 시선이 경북과 경주에 모였다”며 “경북은 이 관심을 문화와 산업, 기술과 관광을 잇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옛것으로만 보지 않는 것이다. 한지는 디자인과 친환경 소재가 되고, 한식은 글로벌 푸드 산업이 되며, 한복은 패션과 K-팝 콘텐츠다. 한옥은 관광과 공간산업으로, 한글은 교육과 디자인, AI 번역과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 문화 자산을 세계인이 소비하는 상품과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과제다.
최근 문경 전통 한지는 프랑스 파리에서 해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 무대에서 그 우수성과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렸다. 이러한 국제적 교류와 성과를 바탕으로 경북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의 5 한과 신라·유교문화, 지역의 인물과 설화를 영화·드라마·웹툰·게임·공연·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잘 만들어진 하나의 콘텐츠가 관광과 소비, 후속 산업으로 계속 확장되도록 해야 한다. 다보스가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도시로 자리 잡았듯이 언젠가는 ‘세계 문화의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경주에 가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세계인이 문화의 미래를 토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다만 기술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 AI가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쓰여야 하고, 문화유산 데이터의 저작권과 공공성도 함께 지켜야 한다. 기술은 문화의 주인이 아니라 지역이 가진 이야기를 세계와 연결하는 도구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과 문화기관을 연결하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작하고 연구하고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문화창조산업은 문화정책인 동시에 청년정책이고, 일자리정책이며,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균형발전 정책이다.”
2025년 APEC을 통해 세계가 경북을 발견했다면 이제는 경북의 문화가 세계로 나갈 차례다. 경북의 문화가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산업이 되며, 산업이 다시 청년의 일자리와 지역의 성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 그것이 포스트 APEC이고, 지방시대이며, 경북이 문화창조산업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세계경주포럼이 그 출발점이다. 천 년 전 세계와 문물을 교류한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 다시 세계의 문화와 사람이 만나고, 새로운 산업과 미래를 만들어가겠다. 세계 문화의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경주에 가야 한다. 그런 경주, 그런 경북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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