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와 테슬라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막대한 AI 투자와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부담으로 하락했다. 반면 AI 투자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애플은 기술주 가운데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상승했다.
메타, 사상 최대 매출에도 이익 감소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전날에 이어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업종과 섹터가 크게 움직였다.
메타 (META)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도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이익은 아쉬웠다.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소송에 합의하면서 대규모 법률 비용이 반영됐고, 전체 비용과 지출은 68%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은 약 37% 감소했다.
AI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도 주목받았다. 메타는 올해 AI 관련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1,450억 달러로 제시했다. AI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새로운 종류의 주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앞으로 지출하기로 약정한 금액도 크게 늘었다. AI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을 중심으로 약 8,25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 지난 7월 약정액이 7천억 달러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부담해야 할 금액이 더 늘어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지출 부담과 자금 조달 계획을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다른 시각도 있었다. 퍼싱스퀘어의 빌 애크먼은 무의결권 주식 도입이 캘리포니아 부유세 시행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라며,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메타 주가도 여전히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비용 증가와 AI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되면서 메타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자동차·에너지 매출 감소
테슬라 (TSLA)도 3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사업별로 보면 주력인 자동차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고, 에너지 생산·저장 부문 매출도 16% 줄었다. 반면 충전과 보험, 차량 수리 등이 포함된 서비스·기타 부문 매출은 33% 증가하며 자동차와 에너지 사업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FSD 구독 사업도 눈에 띄었다. 북미에서 새로 인도한 차량 가운데 FSD 구독을 포함한 비중이 직전 분기보다 20%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AI와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다. 3분기 자본지출은 47억3,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어섰다.
올해 투자 축소에 반도체주도 하락
테슬라는 올해 전체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2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낮췄다. AI와 로봇 사업에는 계속 투자하되 지출 속도를 조절하면서 현금흐름을 관리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당장 올해 투자 규모를 줄인다는 점이 악재로 받아들여지면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인텔 등 반도체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JP모간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 발언을 보면 내년과 2028년에는 자본지출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사업 계획에서도 아쉬운 내용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 CEO는 공급망과 설계, 훈련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는 데 2027년 말까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협상에 관여한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투자 계획과 로봇 사업, 합병을 둘러싼 부담이 겹치면서 테슬라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램리서치, 사상 첫 영업이익률 40% 돌파
램리서치 (LRCX)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급증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조정 영업이익률은 40.2%를 기록했다. 램리서치의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어선 것은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다음 분기 전망이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분기 매출과 EPS 전망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시장은 이보다 더 강한 성장 전망을 원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실망감에 램리서치가 하락하면서 다른 반도체 장비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프록터앤드갬블, 연간 매출 전망 상향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앤드갬블 (PG)은 세탁세제와 가정용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CEO는 지정학적·경제적 어려움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흐름이라면 회사가 제시한 실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도 높이면서 프록터앤드갬블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록히드마틴, 수주잔고 2,920억 달러로 사상 최대
록히드마틴 (LMT)은 미사일과 전투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매출과 EPS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정학적 갈등이 이어지면서 미사일·사격통제 부문 제품 수요가 증가했고,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수주잔고는 사상 최대인 2,92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호실적과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 EPS 전망도 상향했다.
여기에 미 국방부가 F-35 전투기를 최소 850대 추가 구매할 계획이라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AI 투자 불안 속 애플에 매수세
애플 (AAPL)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몇 안 되는 상승 종목이었다.
기술주 투자는 유지하면서도 막대한 AI 투자에 따른 위험은 줄이려는 투자자들이 애플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른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것과 달리, 애플은 상대적으로 투자에 소극적인 편이다.
AI 지출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점이 오히려 투자 매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탄탄한 잉여현금흐름과 안정적인 이익 성장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됐다.
금요일 공개를 앞둔 첫 폴더블 스마트폰도 초기 리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러 리뷰어는 애플의 첫 폴더블 제품인데도 경쟁사들의 이전 세대 제품보다 완성도가 높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수요도 탄탄한 모습이다. 사전 주문 물량 상당수의 배송 예정일이 이미 1월 말까지 밀렸다. 초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제품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애플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스페이스X, AI 파트너 네트워크 출범
스페이스X (SPCX)는 AI 모델 그록을 도입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 인텔리전스 파트너 네트워크’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참여 기업에 교육과 도구,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초기부터 엔비디아와 스노우플레이크, 부즈 앨런 해밀턴 등 13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했다.
다만 스페이스X 주가는 하락했다. 배런스는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머스크의 발언에 주목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실적 발표 당시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열린 테슬라 실적 발표에서는 전날 필요한 이야기를 모두 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배런스는 합병에 대한 추가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짚었다. 스페이스X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영업이익·현금 보유 긍정 평가
UBS는 버크셔해서웨이 클래스B (BRK.B)의 목표주가를 604달러에서 628달러로 높였다.
탄탄한 영업이익과 많은 현금 보유액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목표주가 상향 소식에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일라이릴리, 버지니아에 50억 달러 생산시설
일라이릴리 (LLY)는 버지니아주 구칠랜드 카운티에 50억 달러 규모의 제조시설을 짓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곳에서 생산하는 회사의 첫 통합 생산시설이 될 예정이다.
시장 분위기도 주가에 힘을 보탰다. 이날 증시가 하락하면서 경기 방어주 성격의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됐고, 헬스케어주도 강세를 보였다. 대규모 투자 소식과 업종 강세가 겹치면서 일라이릴리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흑색종 백신 데이터 유출...모더나 급락
모더나 (MRNA)와 머크 (MRK)가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흑색종 백신의 임상 데이터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주말 유럽종양학회인 ESMO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그 전에 엑스에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구체적인 결과가 퍼졌다.
유출된 내용에 따르면 해당 백신은 암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4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초기 연구에서 기록한 49%보다 낮은 수치여서 기대에 못 미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고, 두 회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후 모더나가 공식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서도 재발이나 사망 위험 감소율은 유출된 내용과 같은 42%였다.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거나 사망할 위험은 38% 줄었다. 이 역시 앞선 연구에서 나온 59%보다 낮았다.
모더나는 긍정적인 부분도 강조했다. 백신 접종이 끝난 뒤 6개월 이후부터 보면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58% 감소했다. 전체 생존율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앞선 연구보다 낮아진 위험 감소율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모더나와 머크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에이벡스, 주문 중단설 반박에 반등
에이벡스 (AVEX)는 전날 주가가 32.5% 급락했다. 블룸버그가 미 해군이 자율운항 고속정의 신규 구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한 영향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단된 주문은 없다”고 반박했다.
RBC캐피털은 전날의 급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평가했다. 오펜하이머도 에이벡스에 대한 분석을 새로 시작하면서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21달러를 제시했다.
오펜하이머는 에이벡스를 저비용 자율무기를 대규모로 운용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장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주문 중단설을 부인한 데다 월가의 긍정적인 평가까지 이어지면서 에이벡스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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