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경기도 남부권 집값이 '반도체 머니'에 힘입어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화성시 병점구 집값까지 뜀박질을 시작했습니다. 동탄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후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고 가격 부담도 덜한 병점으로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입니다.
7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 호갱노노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9월 28일~10월 4일) 기준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단지는 경기도 화성시 병점구 병점동에 있는 '병점역 아이파크캐슬'(2666가구·2021년 3월 입주)이었습니다. 이 주에 2만5135명이 다녀갔습니다.
이 단지는 올해 들어 인근에 위치한 동탄 아파트값이 무섭게 뛰면서 덩달아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주 들어 특별히 더 많은 수요자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신고가 거래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일대 부동산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아직 실거래 신고가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일 10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19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지 열흘여 만에 다시 8000만원이 껑충 뛴 가격입니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초만 하더라도 7억원대 초반에 거래됐습니다. 이후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며 8월엔 8억원대, 9월엔 9억원대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그러다 결국엔 심리적 마지노선인 '10억원' 선까지 넘어서게 됐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한 달에 1억원씩 급등한 셈입니다.

병점구의 가파른 아파트값 상승은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화성시 병점구는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 6.77%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의 한강벨트인 성동구(7.69%)나 양천구(6.79%), 동작구(7.00%)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올해 들어서만 18.95% 오르며 집값이 수직으로 상승한 동탄에 비해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입니다. 지난 7월 이후 화성시 병점구를 비롯한 수원시 권선구 등 경기 동남권 비규제지역 일대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원인이기도 합니다. 병점구는 동탄 규제 직전인 지난 6월 마지막 주만 하더라도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16%였으나, 이후 급히 반등했습니다. 이후 8~9월 0.2~0.5%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무주택 사원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 규모의 사내 대출 제도를 시행한 것도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동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삼성전자 화성·기흥 캠퍼스로의 출퇴근이 용이한 병점 일대로 임직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병점역 인근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동탄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상황에서, 사내 대출을 활용해 매수가 가능한 병점역 인근 신축 단지들로 30대 젊은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GTX-C 노선 연장 등 교통 호재까지 맞물려 있고,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아 호가도 계속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병점은 규제 지역 확대 이후 반사적으로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 중 하나다. 특히 3분기 이후 꾸준히 관심을 받는 상위권 단지에 랭크되고 있다"며 "단순히 신고가 경신 때문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가격 상승 흐름과 맞물려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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