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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CPTPP 가입, 원점서 다시 대화"

입력 2026-10-06 19:43   수정 2026-10-06 19:44

이재명 대통령이 6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농지 전수조사 등에 따른 성난 농심(農心)을 달래기 위해 가입 재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제 통상 질서의 격변기에 CPTPP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농수산업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책 추진은 농어민의 신뢰 및 공감대를 전제로 국익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개방형 통상 국가인 대한민국에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숙명이고, 향후에도 시장 확장은 계속돼야 한다”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농심 이반이 커지자 지지율 하락 국면 등을 고려해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CPTPP 가입국 정상과 회담할 때 지속적으로 가입 의사를 재확인했다. 지난 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고, 7월 말 칠레 정상회담에서도 CPTPP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경제계에선 CPTPP 가입 재검토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農心' 달랜다지만…경제계 "CPTPP 교섭 순서 뺏기면 불리해질 수도"
中·대만은 이미 신청 마쳐…빨리 가입할수록 비용 절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한 것은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두 국가에 편중된 수출 비중에서 벗어나 활로를 뚫기 위해서였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한 ‘메가 FTA’(대형 다자 자유무역협정)다. 정상 외교를 통한 경제 영토 확장이라는 외교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이 각국 정상에게 CPTPP 가입 추진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6일 국무회의에서 CPTPP 가입에 대해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라”고 주문했다. 농심(農心) 이반이 심상치 않자 농축수산업계 목소리를 처음부터 듣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지역구 현장에서 느끼는 농민들의 불만이 엄청나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연내 공식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려던 정부의 당초 계획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경제계는 2013년, 2021년에도 무산된 CPTPP 가입이 이번에도 무위로 돌아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최근 정부 분석에 따르면 CPTPP 가입 시 제조업 전후방 산업에 발생하는 생산 유발 효과는 15년간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으로 전망된다.

한 통상 전문가는 “중국과 대만이 CPTPP 가입 신청을 한 상황이라 더 늦어지면 안 된다”며 “자칫 교섭 순서를 뺏기면 가입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출범 이후 13년이 늦은 터라 CPTPP 가입국이 설정한 룰을 따라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가입해야 이 지각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농심을 달래기 위한 여러 발언을 내놨다. 우선 농어촌 소득 안전망 강화 필요성을 꺼내며 “농어촌에 대한 소득 지원을 ‘퍼주기’라든지 재정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1인당 월 15만원씩 주는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지를 현재 17개 군에서 내년 35개 군으로 늘릴 방침이다. 편성된 국비 예산은 올해 3047억원에서 내년 1조1658억원으로 증가한다.

아울러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과 농어촌 필수 생활서비스 확충을 약속하고, 태양광 사업 인허가 일괄 지원 및 설비 자금 지급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홍보 삼아 말씀드리는 건데 태양광 사업을 하는 게 일반 농사보다 몇 배의 소득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농지특별조치법 제정방향’ 토론회에선 태양광으로의 급격한 전환이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형규/김대훈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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