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홈 사업 확대를 위해 LG전자와 손잡았다. 스마트홈 시장에서 구글, 아마존에 다소 밀리는 양상이던 애플이 LG전자를 파트너로 삼아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애플이 제품 설계와 기능 개발에 참여하고 LG전자가 제조·판매를 맡는다. 양사는 스마트 도어락과 보안 카메라 등을 공동 개발해 아마존과 구글이 앞서 있는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관련 제품은 LG전자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제품 인증기관 UL설루션스에 제출한 서류에서도 확인됐다. 등록된 제품명은 'LG 비디오 도어벨 와이어드', 'LG 아웃도어 캠 플러그인', 'LG 스마트데드볼트록' 등이다. 다만 인증 서류에는 애플과의 협업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다.
일부 기기에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외에 스마트홈 연결 표준인 매터(Matter)와 스레드(Thread)가 적용될 예정이다. 스마트 도어락은 초광대역(UWB)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문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LG전자는 제품 사진과 세부 정보를 2027년 초까지 비공개로 유지해 달라고 규제기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오는 13일 신형 스마트홈 허브와 개선된 홈팟 미니, 새로운 애플TV 셋톱박스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들 제품에 AI 기능을 강화한 음성비서 '시리'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기기들은 애플의 신제품과 연동되지만 실제 판매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와의 협력은 애플이 직접 다양한 기기를 생산하지 않고도 스마트홈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애플은 과거에도 벨킨과 로지텍 등 외부 업체의 브랜드를 활용해 주변기기 생태계를 확대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제2자 공급업체(Second-party suppliers)' 방식으로 설명했다. 애플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면서 제조와 고객 지원은 협력사가 담당하는 구조다.
LG전자도 이번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 기기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가 한국 이외 지역에서 스마트 도어락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이전에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협력했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LG전자는 과거 애플 맥과 호환되는 4K·5K 울트라파인 모니터를 선보였다.
LG전자는 2024년 스마트홈 플랫폼 업체 호미(Homey)의 지분 과반을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호미는 여러 제조사의 스마트홈 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고 제어하도록 지원한다. 이번에 애플과 공동 개발하는 도어락과 보안 카메라, 온도조절기 등은 LG전자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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