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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쓰던 PRS, 개인에게도…최태원 회장 거래에 증권가 주목

입력 2026-10-07 14:19  

기업에 쓰던 PRS, 개인에게도…최태원 회장 거래에 증권가 주목

이 기사는 10월 07일 14: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지분 0.93%를 기초로 한국투자증권과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한 것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오너들은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증권사가 설계한 구조화금융을 통해 개인 자금을 마련했다. PRS는 주로 기업과 증권사 간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된 만큼 개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PRS 계약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일 최 회장과 4000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68만1431주를 주당 58만7000원에 사들인 뒤 3년 후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구조다. 계약 만기에 한국투자증권이 주식을 실제 매각한 금액에서 기준가격을 뺀 차액을 서로 정산한다.

그동안 대기업 오너들은 보유 지분을 활용한 주식담보대출이나 구조화금융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왔다. 증권사가 대주단을 꾸려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대고 SPC가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도 활용됐다. 메리츠증권의 고려아연 지분 매입이 대표적이다. 고려아연 지분 2.1%를 보유한 베인캐피탈이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하자 메리츠증권이 해당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호지분 역할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법인이 아닌 개인을 거래상대방으로 한 PRS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통상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에 연 +1~1.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해 이자율을 책정한다. 이번 PRS 금리는 5%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는 개인과 PRS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데다,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도 크지 않아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한국투자증권과 수많은 PRS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SK는 지난 2월 SK바이오팜 지분 13.94%를 기초자산으로 한국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와 1조5000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SK그룹 전체의 PRS 계약 잔액은 SK와 SK이노베이션, SK디스커버리 등을 합쳐 7조원을 웃돈다.

지난 2017년에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을 기초로 PRS의 전신인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한 적도 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자금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TRS 거래에 자금을 댔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다. 당시 제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이 사실상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에 사용됐다는 점에 초점을 뒀다.

한국투자증권이 거래의 상대방으로 낙점된 배경에는 대규모 자금을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지주 전체의 위험가중자산(RWA) 한도를 함께 관리해야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RWA 부담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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