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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빠지면 일본과 한다"…美 밴스, 알래스카 LNG 압박

입력 2026-10-08 06:34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한국의 현 정부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차기 정부나 일본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해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상업성 검토를 투자 전제 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미국이 한국 내 ‘정치적 역학’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8일 미국 알래스카 지역방송 '알래스카 뉴스 소스'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현지 인터뷰에서 "솔직히 한국에 일부 정치적 역학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한국의 현 정부든 차기 정부든, 솔직히 일본이나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하든 이 사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투자 참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알래스카 LNG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알래스카산 천연가스가 일부 독재국가에서 생산된 가스보다 저렴하고 품질과 신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래스카산 가스에 대한 수요와 트럼프 행정부의 사업 추진 의지를 근거로 "우리는 이 일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이틀 연속 한국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서 지난 5일 알래스카로 출발하기 전에는 "여전히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하고 한국도 그 점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투자 참여가 확정됐다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소 온도 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의 대미 에너지 투자 사업을 발표하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 자금 500억달러가 투입된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현지에서는 540억달러가 투입될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현지 개발업체가 추산한 파이프라인 전체 건설비와 같은 규모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와 규모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서 사업의 상업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상업적 합리성이 참여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망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는 커졌지만 경제성 검증은 별개라는 것이다.

미국 측은 사업 자금이 확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댄 설리번 공화당 알래스카 상원의원은 밴스 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협상과 사업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이전과 달리 자금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이 사업을 연방정부 차원의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점도 과거와 다른 부분으로 꼽았다.

알래스카 현지에서도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주 의회 관계자들은 540억달러의 구체적인 조달 방식과 사업 소유구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주 상원 다수당 대표인 캐시 기셀 의원은 당시 발표에 세부 내용이 거의 없었다며 "실제로 사업에 더 가까워졌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재산세 문제도 남아 있다. 개발업체들은 현행 재산세 체계에서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주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설리번 의원은 재산세 문제를 향후 다룰 세부 사항으로 돌렸다. 한국의 투자 참여뿐 아니라 장기 구매계약과 연방정부·알래스카주·투자국 간 사업 구조도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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