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루엠이 전자가격표시기(ESL)의 활용 범위를 단순 가격 표시에서 재고 관리와 피킹, 상품 위치 안내 등 매장 운영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글로벌 유통업계가 인건비 상승과 운영 효율화 요구에 대응해 매장 자동화를 강화하면서 ESL이 운영 인프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는 ‘커넥티드 스토어(Connected Store)’와 운영 효율화가 주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NRF 리테일스 빅쇼 유럽 2026’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그로서리샵 2026’에서도 매장 생산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술 활용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ESL은 과거 종이 가격표 교체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직원 업무와 재고 정보, 고객의 쇼핑 동선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일치시키고, 단말에 내장된 LED를 활용해 직원에게 피킹 대상 상품의 위치를 안내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모바일 앱에서 검색한 상품의 위치를 매장 내 ESL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적용되고 있다. 가격 정보 갱신에 주로 쓰이던 단말이 매장 운영과 고객 안내를 위한 접점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유럽에서는 수백 개 점포를 대상으로 ESL을 일괄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한 유통사에 수백만 개에서 1000만 개 이상의 ESL이 공급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공급사의 생산 능력과 장기 유지관리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솔루엠은 대규모 프로젝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과 공급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베트남 생산시설의 ESL 생산 능력은 월 700만 개 수준이며, 현재 수주잔고는 2조원대다.
유지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저전력 설계도 주요 경쟁 요소로 제시했다. 솔루엠은 사용 환경에 따라 ESL 배터리 수명을 최대 10년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제품군은 기존 소형 ESL에서 대형 전자종이(E-Paper) 사이니지로 확대하고 있다. 솔루엠의 ‘뉴튼(Newton) E-Paper 32’는 32인치급 대형 전자종이 제품이다. 회사 측은 올해 ‘K-Display 2026’에서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도 수상했다고 밝혔다.
대형 전자종이 제품은 별도의 전원 배선 없이 설치할 수 있고 콘텐츠를 원격으로 변경할 수 있어 가격 정보뿐 아니라 프로모션과 매장 안내, 상품 정보 제공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솔루엠은 소형 ESL과 대형 E-Paper 사이니지를 연계해 매장 내 디지털 정보 표시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유통사들이 ESL을 가격 표시용 단말에서 매장 운영 시스템을 연결하는 인프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규모 공급 대응력과 저전력 기술,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유통사의 디지털 전환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혜 한경닷컴 기자 shkimm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