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심 핵시설 방어망을 보강하는 한편, 미국의 추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인접국 지상군 투입 및 걸프 지역 기간시설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역시 3번째 항공모함 타격단을 급파하는 등 전력을 증강하면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양국 간 전면적 군사 충돌 재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새로운 공격을 감행할 경우 중동 전역에서 군사적 대응 강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하는 한편, 역내 아랍권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접촉에서도 이 같이 경고했다. 일부 이란 관리는 미국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접국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방어 태세 강화와 함께 공격 대상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란은 지난달 곡괭이산(픽액스 마운틴)과 나탄즈 핵시설 주변에 임시 흙둑을 쌓는 등 지상 침투 대비 시설을 요새화했다. 대외적으로는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역내 데이터센터와 해저 인터넷 케이블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랍권 당국자들에게는 충돌 재개 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통보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첨단 방공·타격 자산에 대응할 방어 능력이 제한적인 이란이, 걸프 국가의 핵심 인프라를 압박해 미국의 선제 공격 의지를 꺾으려는 억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흐남 벤 탈레블루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수사와 행동 양면에서 억지력 확보와 전쟁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역시 교전에 대비해 역내 군사 배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기존 항공모함 2척에 더해 3번째 항모 타격단과 해병대 원정 병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역내 미군 기지에 추가 방공 자산과 탄약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전의 공격 가능성은 배제하면서도, 이란의 핵심 핵시설 타격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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