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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뺨치는 '이 동물' 몸값…전쟁통에 30배 뛰었다

입력 2026-10-17 20:06   수정 2026-10-17 20:07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당나귀 한 마리가 최고 4000만원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연료와 차량 부품 부족으로 자동차 운행이 어려워지자 당나귀가 주요 운송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전쟁 이전의 최대 30배까지 치솟은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최근 당나귀 한 마리가 3만달러(약 4000만원)에 팔린 사례가 확인됐다. 전쟁 전 1000~1200달러(약 134만~161만원) 수준이던 가격과 비교하면 최대 3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지 수의사 아흐메드 타베트는 당나귀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민들조차 거래 금액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나귀 한 마리에 수만달러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3000달러를 잘못 말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을 정도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에는 당나귀 한 마리가 2만달러에 거래됐고, 지난주에는 3만달러에 팔린 사례도 나왔다.

가축 상인 아부 사나드 알사와르카에 따르면 당나귀 가격은 체격과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다. 짐을 나를 수 있을 만큼 힘이 좋고 건강한 당나귀는 6만~7만셰켈(약 1만9000~2만3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당나귀가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게 된 배경에는 전쟁으로 무너진 교통·운송 체계가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차량을 수리할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연료 공급마저 부족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운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엔진오일 가격도 1L당 최고 1000달러(약 13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주민들은 당나귀가 끄는 수레에 의존하고 있다. 건물 잔해와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물론 가재도구와 생필품을 옮길 때도 당나귀를 이용한다.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한 반면 당나귀를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포격에 죽거나 먹이 부족으로 폐사한 가축이 늘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당나귀와 말, 노새 등 운송에 활용되는 가축의 개체 수가 전쟁 이전보다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가 멈춰 선 자리를 당나귀가 대신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운송 비용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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