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의 지역 축제 축하공연 도중 주최 측이 가수의 무대를 돌연 중단시키고 정치인의 인사를 진행해 과도한 의전과 미숙한 행사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관객과 출연진이 중심이 돼야 할 문화 행사에서 공연의 흐름을 끊고 정당 대표의 발언 기회를 우선시한 점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18일 관련 업계 및 유튜브 채널 '신호등TV' 등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제21회 순창장류축제' 개막식 축하공연 무대에서 이 같은 파행이 발생했다.
당초 가수 흰(HYNN·박혜원)은 '주인공 연습' 등 두 곡을 가창한 뒤 다음 순서를 준비 중이었으나,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갑자기 무대에 올라 공연을 제지했다.
사회자는 "사회자가 중간에 들어오는 게 아니지만 엄청난 팬 한 분이 계신다"며 인사말을 들은 이후 노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단상으로 호출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흰은 사회자의 동석 요청에도 무대를 양보하는 손짓을 보인 뒤 서둘러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무대 대형 전광판에는 김 대표의 사진과 이름이 송출됐다. 마이크를 잡은 김 대표는 축제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순창은 장맛과 사람이 좋고, 정부에서 일하는 정동영 장관의 고향이자 박희승 의원의 지역구여서 좋다"며 지역 연고 인사들을 언급한 축하 인사를 이어갔다.
김 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사회자는 무대 아래로 내려간 흰을 다시 불렀고, 현장에서 한동안 혼선이 빚어진 끝에 중단됐던 공연이 재개됐다.
행사 직후 당시 현장 실황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주최 측의 무리한 매끄럽지 못한 진행 방식과 출연 가수에 대한 기본적 예의 결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흐름을 방해한 의전 관행을 둘러싸고 "가수에 대한 예의가 없다", "정당 행사도 아닌 문화 축제에서 부적절한 갑질 행태다"라는 취지의 비판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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