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쇼핑을 맡기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계산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찾고 구매하는 AI 에이전트가 달러 코인으로 대금을 치르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일상 결제 수단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결제업체 우빗은 메타의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에 계정을 연결해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으로 구매대금을 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뮤즈가 상품을 검색·비교한 뒤 결제를 요청하면 이용자가 우빗에서 구매처와 금액을 확인해 승인한다. 우빗은 거래에 필요한 결제 정보를 발급하고, 뮤즈는 이를 이용해 구매를 마친다.
USD코인(USDC) 발행사 서클도 AI가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지갑과 결제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AI가 자료를 조사하다가 유료 데이터나 외부 서비스를 활용해야 할 때 USDC로 이용료를 내도록 돕는다. 이용자는 전체 지출 한도와 서비스별 허용 금액, 사용 기간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사람이 업무 도중 일일이 결제하는 대신 미리 정한 범위에서 AI가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AI가 상품 구매와 대금 지급까지 맡는 사례가 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소액 반복결제 비용부담 낮춰…서비스 구독대신 건별 이용 가능
AI 에이전트에 돈을 쓸 권한을 주는 방법은 서비스마다 다르다. 우빗은 구매 건마다 이용자가 승인하도록 했다. 뮤즈가 상품을 찾아 결제를 요청하면 이용자는 우빗에서 구매처와 금액을 확인한다. 승인 후 우빗이 해당 거래에 필요한 결제 정보를 발급하면 뮤즈가 주문을 마친다. 이용자의 스테이블코인 잔액으로 물건값을 충당하고, 판매자는 일반 카드 결제로 대금을 받는다.
서클은 이용자가 지출 규칙을 미리 정하도록 지원한다. AI 지갑에 USD코인(USDC)을 넣고 총예산과 서비스별 한도, 사용 기간 등을 설정하면 AI가 허용된 범위에서 필요한 데이터와 도구를 구매하는 식이다. 사람이 결제할 때마다 개입하지 않고 사전에 정한 규칙으로 지출을 통제한다.
AI 에이전트가 결제까지 맡으면 온라인 거래의 단위가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이 월정액을 내고 서비스를 구독하는 대신 필요한 기능을 쓸 때마다 요금을 지급하는 거래가 늘어나서다. 보고서 하나를 작성하면서 기업 정보를 조회하고 번역을 맡긴 뒤 각각 대금을 치르는 식이다.
코인베이스가 운영하는 AI 서비스 장터 에이전틱마켓에는 시장 조사와 아침 뉴스 브리핑을 건당 0.03~0.04달러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올라와 있다. 채용 동향 분석은 건당 0.04~0.05달러, 기업공개(IPO) 분석은 0.2~2.5달러다. AI가 작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이용료를 지급하도록 지원한다.
1센트도 안 되는 돈을 결제하는 ‘나노페이먼트’(초소액 결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좌이체나 카드 등으로 이런 금액을 건건이 결제하면 수수료가 서비스 이용료보다 비싸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대금을 주고받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전송 수수료가 싸기 때문에 초소액 결제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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