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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노조 "기준 없는 동일임금 법제화 반대"

입력 2026-10-22 18:42  

정부가 추진하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에 청년 노동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공정한 평가 기준과 재원 대책 없이 임금 격차를 줄이려다가 기존 노동자의 보상이 줄고 현장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비노조 택배연합, 쿠팡노동조합, 노동개혁청년행동 등 4개 단체는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와 충분한 합의·검증 없는 직무급제 전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은 숙련도와 노력, 책임, 근로조건 등을 평가해 노동의 가치가 같으면 같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정부는 고용 형태에 따른 불합리한 처우 격차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12월 로드맵 발표를 목표로 근로기준법에 이 원칙을 명시하고 임금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노동 공약 중 하나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같은 사업장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합리한 차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단체들이 문제 삼는 것은 ‘같은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업무가 비슷해도 숙련도와 경력, 업무 부담과 책임이 다른데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정당한 보상 차이까지 차별로 취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어떤 임금 차이는 정당하고 어떤 차이는 차별인지 누가 판단할 것인가”라며 “현장이 납득할 기준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원 마련도 쟁점이다. 총인건비가 제한된 공공기관에서 별도 재원 없이 일부 직원의 처우를 개선하면 기존 직원의 임금과 보상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는 격차 해소는 노동자끼리 한정된 몫을 다시 나누라는 강요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인천국제공항 직접고용과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도 거론했다. 당시 정책과 현재 임금정책은 다른 사안이지만, 충분한 합의 없는 제도 개편이 현장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다.

직무의 난이도와 책임 등을 기준으로 보수를 정하는 직무급제 전환에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차별 해소가 곧 직무급제 도입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 노조는 위험업무와 야간근무, 시민 안전에 대한 책임은 물론 경험에서 나오는 사고 예방 능력까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지 검증할 것을 제안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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