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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억 적자' 미술관 살렸다…BTS RM 뜨자 벌어진 일

입력 2026-10-27 07:29   수정 2026-10-27 07:38



500만달러 적자로 인력을 줄였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이 방탄소년단(BTS) RM의 소장품 전시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한국 미술을 향한 RM의 관심이 세계 팬들을 미술관으로 이끈 셈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SFMOMA에서 열리고 있는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의 사전 입장권 판매량은 이 미술관의 역대 어느 전시보다도 6배 이상 많았다.

전시가 열린 미술관은 지난해 재정 압박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곳이다. 코로나19 이후 관람객 회복 지연과 재원 확보의 어려움, 관광객 감소 등이 미국 미술관들의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SFMOMA도 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인력의 7.5%를 감축했다.

크리스토퍼 베드퍼드 관장은 연간 관람객 약 60만명 수준에 맞춰 프로그램과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런 상황에서 개막한 RM 전시가 미술관 재정에 뚜렷한 보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RM이 군 복무 중이던 2년 전 미술관 큐레이터 아메리카 카스티요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카스티요와 김효은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했으며, RM의 개인 소장품 142점과 미술관 소장품 36점을 함께 배치했다.

한국 미술을 중심으로 회화와 서예, 조각을 아우르면서 포켓몬 애니메이션 셀화까지 포함했다. 윤형근의 'Umber-Blue'와 마크 로스코의 'No. 24'를 나란히 놓는 등 서로 다른 배경의 작품을 연결했다. RM이 마련한 오디오 가이드와 플레이리스트도 관람을 돕는다.

RM은 언론 사전 공개 행사에서 오랫동안 모은 소장품이 한 사람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 배경이 어우러지는 전시를 꿈꿨다면서도 미술사를 정식으로 공부하거나 큐레이터로 활동한 경험은 없다고 털어놨다.


작품 설명문에는 미술사적 정보와 개인적인 감상을 함께 담았다. RM은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수백개의 설명문을 쓰고 지우는 작업을 거듭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전시실 중에는 '잘 모르겠지만, 좋아요'라는 제목을 붙인 공간도 마련했다.

가디언은 RM의 유명세뿐 아니라 소장품과 전시 구성 자체에도 주목했다. 기자가 만난 한국 갤러리 운영자와 미술상들은 그의 미술 지식이 깊어 '박사'라는 별명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BTS 팬덤 '아미'의 관심은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언론 사전 공개 행사와 개막 리셉션 당일 미술관 밖에는 팬 수백명이 줄을 섰다. RM을 보기 위해 런던에서 왔다는 팻말을 든 팬이 있는가 하면, 취재진에게 감사 메모와 책갈피·열쇠고리 등을 나눠준 팬도 있었다.


미술관 매장과 온라인 상점에서 판매한 전시 기념품은 3시간 만에 동났다. 매장 책임자 셰인 살바타는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전시와도 다르다며 앞으로도 다시 겪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응했다.

유명 음악가의 소장품을 미술관으로 옮겨온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브루클린미술관은 2024년 스위즈 비츠와 앨리샤 키스의 개인 소장품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를 개최했다. 가디언은 RM 전시의 흥행이 유명인 소장품 전시의 확대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면서도, BTS 팬덤의 결집력이 더해진 만큼 쉽게 재현하기 어려운 사례일 수 있다고 짚었다.

전시를 처음 제안한 카스티요는 "실제로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눈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아름다운 놀라움이었다"고 전했다.

전시는 2027년 2월 7일까지 이어진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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