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지난 28일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등한 와중에도 LG이노텍 투자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증권가에서는 광학솔루션 부문 부진과 원·달러 환율 하락 여파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달한 영향으로 LG이노텍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잇달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이노텍은 전장 대비 6500원(1.74%) 하락한 36만8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3만5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가 6.63% 급등해 6000선을 회복한 것과 대조되는 분위기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9~10%대 폭등했고, LG이노텍과 함께 반도체 기판주로 분류되는 삼성전기와 심텍도 9% 가까이 뛰었다.
LG이노텍 주가 부진 주요인으로는 모바일 카메라모듈 비중이 높은 광학솔루션 사업의 부진 여파로 3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큰 폭으로 하회한 점이 꼽힌다. LG이노텍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9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3.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25.8% 줄어든 952억원, 매출은 18.6% 증가한 6조3671억원이다.
매출을 제외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못 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51.9%, 27.0% 밑돌았다. 한편 매출은 컨센서스를 4.4% 웃돌았다.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12곳 중 11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200만원→52만원), 키움증권(110만원→60만원), 신한투자증권(110만원→61만원), DB증권(95만원→55만원), 다올투자증권(100만원→60만원), SK증권(100만원→60만원), iM증권(91만원→58만원), 삼성증권(80만원→52만원), IBK투자증권(85만원→56만원), 한국투자증권(85만원→60만원), 대신증권(92만원→70만원) 등이 눈높이를 내렸다. 하나증권만 목표주가를 기존 53만원으로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환율 하락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황준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모델별 생산 일정 변화로 기존에 4분기에 반영되던 물량 일부가 3분기로 앞당겨지면서 매출이 예상을 웃돌았다"며 "반면 높은 환율에 매입한 원재료가 원가에 반영되는 가운데 제품은 낮아진 환율로 판매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 대부분이 달러화로 발생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환율 부담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률은 약 1%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도체 기판 역시 환율 영향을 받았고, 디스플레이 부문은 포토마스크의 계절적 매출 감소로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멕시코 신공장의 초기 고정비 부담과 물류비 상승이 이익을 제약했다"고 짚었다.
4분기에도 수익성 부담이 이어진 데다 내년 역시 스마트폰 업황 둔화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영업이익 기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4분기에도 수익성 부담이 지속되며, 내년 역시 스마트폰 업황 둔화를 감안해 이익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올해 8229억원, 내년 1조793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추정치 대비 각각 21%, 30% 낮춘 수치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완제품 수요 부진과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러 대외 변수 관련 우려가 반영된 현재 주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 전환, 예상보다 견조한 모바일 수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신규 고객사 확보 등 다양한 요인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이노텍의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에서는 "삼성전기와 실적이 너무 차이 나는 것 아니냐", "하루라도 빨리 팔고 삼성전기를 살 걸 그랬다" 등 개인투자자의 토로가 이어졌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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