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거래소의 2% 부족한 중국 IR

입력 2011-05-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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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실시하는 중국기업 IR을 올해도 시행한다고 합니다.

애널리스트와 언론사 기자들을 대동하고 국내 상장해 있는 중국기업 7곳을 4박5일 일정으로 돌아볼 예정인데요.

회사 7곳을 돌아보는데 무슨 5일이나 걸리냐고 하실 분 계시겠지만 중국 땅덩어리가 워낙 넓다보니 옮겨 다닐 거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에도 5일간 중국 내에서 이동할 거리가 1,000km는 족히 된다고 하는군요.

중국까지 가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또 현지 소식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어찌 고마운 일이 아니겠습니까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실시하는 중국기업 IR에는 정작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기업들은 빠져있다는거죠.

올해 일정에는 중국기업 가운데 거래가 정지돼 있는 중국고섬이 빠져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연합과기가 중국 IR에서 제외됐었죠.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R은 기업을 홍보하고 해당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관리종목이나 거래정지종목은 찾아가서 설명 듣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22일부터 두 달 넘게 영문도 모른 채 물려 있는 중국고섬 투자자들은 그런 무의미한(?) 설명이라도 얼마나 듣고 싶겠습니까.

이 관계자는 또 "중국고섬은 아예 처음부터 이번 IR에 참가시킬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접촉을 시도하지도 않았다"고도 말했습니다.

이건 또 웬 말입니까. 연락이라도 좀 해보시지... 한국거래소의 생각과 달리 중국고섬이 할 얘기가 있을지 모르는데 말이죠.

물론 IR 비용의 일부를 중국기업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상황이 안 좋은 기업들은 IR에 참가할 리도 만무하지만 그래도 한국거래소가 기왕 주도해서 하는 건데 하는 김에 좀 더 성의를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 알아보니 관리종목과 거래정지종목을 제외한 것은 실무자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거래소의 IR 원칙이라고 하네요.

원칙이라면 내년부터는 그 원칙을 좀 고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다 투자자들을 위한 일 아니겠습니까.

한 회사가 상장하면 한국거래소는 자본금에 따라 소정의 수수료와 심사수수료를 받습니다.

중국기업이 상장하면 한국거래소는 국내기업을 유치할 때 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챙깁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기업 홍보만 생각하는 IR이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도 고려한 IR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증권관련 사이트의 중국고섬 게시판에는 매일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중국고섬은 지난 3월22일 이후 67일째 거래가 정지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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