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미학을 보여주는 갤러리

입력 2011-09-09 15:30   수정 2011-09-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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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주말미술산책(10) .. 천성명 개인전 <그것은 아니다> - `갤러리 스케이프` </P>
<P>스쳐 지나가는 비누냄새에 아련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듯이 건축에 있어서 선의 유연성이나 각도의 기울기에 따라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의 삶은 주위 환경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어느 장소에서 어떤 물건들과 함께 생활이 생활하느냐에 따라 문화가 달라지고 삶의 목표가 달라지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물질적 풍요만이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감성지수를 충족시키는 것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단순한 삶의 터전의 집이 아닌, 사람들의 인격가운데 잊혀져 가고 있는 진정한 자아 즉,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자아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마음의 피난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또는 건축물)들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P>
<P align=center></P>
<P align=center><갤러리 외관> </P>
<P>한남동 골목을 걷다가 보면 저절로 발길이 가는 그런 공간을 가진 갤러리가 있다. 이층집의 붉은 벽돌과 나선형의 빨간 층계 등에 마음이 끌려 건물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들어와서 작품을 구경하시라는 친절한 큐레이터의 한마디가 들린다면 누구나 망설임 없이 들어가고 싶은 곳이다. 최근 가회동에서 한남동으로 이전 한 갤러리 스케이프는 전시되는 작품들의 컨셉이 분명하고 독창성(Originality)이 있어 늘 기대하면서 전시를 보러 가게 되는 색깔 있는 갤러리이다. 가정집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갤러리 스케이프는 누구든지 이 공간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전시작품과 어울리는 건축구조, 작가가 만든 샹들리에, 빈티지 가구 등 갤러리가 추구하는 예술성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P>
<P align=center></P>
<P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      <갤러리 2층 내부>                 <2층 내부>            <갤러리 외관> </P>
<P>현재 진행되는 전시는 천성명의 개인전 <그것은 아니다>展이다. 이번 <그것은 아니다>展에서 천성명은 과거와 현재, 개인과 사회, 꿈과 현실, 욕망과 좌절 등 상이한 가치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관조하고, 이를 매개해나가는 중간자적인 존재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1층 전시장을 들어서면 작품이 공간을 고려하여 제작되었고 공간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겼음을 느낄 수 있다.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데 관람객이 마치 사립탐정처럼 여러 정황을 유추하게 된다. 거대하게 캐스팅 된 남자인물조각이 조각난 채로 바닥에 쓰러져있다. 파편적으로 나열된 남자의 몸은 셔츠에 달린 훈장만이 그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였음을 짐작케 할 뿐이며 그의 옆에는 손에 쥔 깃발 또한 부러진 채 바닥에 힘없이 늘어져있다. 쓰러진 동상을 뒤로 하여 전시장 한 켠에는 한 여자가 옷을 반쯤 몸에 두르고는 의자에 앉아 이 모든 상황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응시한다. 여자는 손에 실을 붙잡고 있는데, 이 실은 남자의 조각난 몸을 스치며 전시 공간의 기둥에까지 이어진다. 쓰러진 남자 발 쪽에는 확성기가 세워져 있고 끊임없이 사람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P>
<P align=center></P>
<P style="TEXT-ALIGN: center" align=center>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1> </P>
<P>조각이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하여, 회화, 문학, 연극적 요소를 조각 작품의 내외부적으로 관계시켜왔던 천성명은 조각가로서의 본연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디지털과 미디어가 발달된 이 시대에 있어서 조각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날로그 적인 방식으로 전시 공간 속에 펼쳐내 보이려고 하였다. 이런 천성명의 작품은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변화의 축을 감지하되 동시에 잊혀져 가는 자아를 찾으려는 우리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스케이프처럼 감성적 공간을 가진 갤러리와 근본적인 자아에 대한 성찰을 소재로 하는 천성명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세상이 아무리 급변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자아 찾기’ 노력은 어떤 방식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
<P>◆ 천성명 개인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P>
<P>◆ 일정 : 8월 26일(금) ~ 10월 2일(일) </P>
<P>◆ 장소 :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2-23 / 02-747-4675) </P>
<P><아트엔젤컴퍼니 유화영&김정윤>(http://www.artangel.co.kr/ /mailto:artangelcompany@gmail.com) </P>
<P>**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유화영은 크랜베리 디자인 대표(브랜딩회사), 갤러리 그림손 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또한 Loughborough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인 김정윤은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창립멤버로서 작가들 발굴과 프로젝트 전략을 조언해주고 있다. </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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