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당분간 방향성 없는 혼조세 불가피"

입력 2012-05-17 14:36  

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지금 물량변화가 없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똑같은 기사라도 할지라도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는 말과 반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 결국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느낌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같은 말이라도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애플은 슈퍼 갑이다. 어떤 D램 회사도 슈퍼 갑의 물량을 대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미 엘피다의 히로시마 공장에서 만든 D램의 45% 분량이 애플에 납품중이었다. 고작 5%p 물량을 늘리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인지 모르겠다. 사실이라도 말이다. 만약 절반을 납품하기로 했다는 것을 그냥 5%p 늘리기로 했다는 기사로 썼다면 그래도 시장이 이렇게 흥분했을까.

그리고 삼성전자의 전체이익 중 대부분은 주로 스마트폰에서 나온다. 반도체 부분에서는 17% 정도 이익에 기여할 뿐이다. 또 반도체라고 해서 몽땅 모바일 D램도 아니다. 플래시 메모리도 있다. 결국 5%p 수준의 옅은 조정은 삼성전자에게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주가가 저렇게 크게 움직였던 것을 보면 엘피다와 관련된 소식은 단지 이유가 필요했을 뿐 진짜 주가하락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 것이다.

일단 우리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다. 판치기 세력들이 원화의 강세를 예측했다면 우리 시장은 정상적인 환시장이 없으니 결국 대체재가 필요하다. 그 대체재로 삼성전자가 주로 애용되는 편이다. 지난 수 년간의 데이터를 보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원화강세 국면에서 삼성전자는 강세를 보였다.

최근 유럽의 분위기가 고약해지면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니 청산이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실 엘피다 소식이 나오기 전부터 삼성전자의 공매도는 꾸준히 늘어왔다. 엘피다와 관련된 뉴스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진짜 이유는 원화강세를 예측했던 투기세력의 이탈이다.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진정 엘피다가 문제를 만들었다면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어느 종목이 더 타격을 받을까. 삼성전자는 70% 넘는 수익이 휴대폰 부문에서 나온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순수 반도체 회사다. 이것이 정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면 하이닉스가 더 아파야 한다. 오늘 삼성전자는 강보합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고 하이닉스는 현재 6% 넘는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증거가 되지 않겠는가

이번에도 의원들마다 의견이 조금씩 달랐다.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호전적인 기미가 보이고 있고 통화정책의 지연효과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부양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었다. 또 지금 당장 추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다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얼마 전 거론했던 재정벼랑에 관한 이야기다. 재정벼랑이란 올해 말 부시의 감세안이 중단되고 동시에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그동안 공방을 벌인 끝에 지연시켰던 재정 자동축소 프로그램이 동시에 시행될 경우 미국의 GDP 4%에 달하는 엄청난 충격이 오게 된다는 것을 재정벼랑이라고 한다.

연준 의원들은 하나같이 이 부분을 걱정했다. 또 의회차원의 해결책을 촉구했다. 벤 버냉키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만약 버냉키라면 지금 당장 양적완화 카드를 당장 꺼내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이 4% 수준의 재정충격이라면 아무리 양적완화로 돈을 쏟아부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재정이 움직이지 않는 한 통화정책은 효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의 의원들은 모두 대통령선거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굳이 통화정책을 먼저 가동해 위기에 무뎌지게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는 결국 우리시장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다. 당분간 적어도 그리스에서 재선거가 이루어지는 다음달 17일 이전까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혼조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큰 폭의 하락은 언제나 매수가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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