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담 獨 노선 변경..충분한 반등 이유"

입력 2012-07-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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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일단 ESM의 우선변제권을 포기했다는 점, 은행에 대한 직접지원의 길이 열렸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특히 바늘 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았던 메르켈 총리가 그동안 극구 반대했던 직접지원 등에 대해 조건부를 걸었지만 공식적으로 찬성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이로 인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금리가 폭락하고 주가는 5~6%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좋지 않게 보는 견해도 많았다. 특히 상품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부채를 동원하는 것은 거의 종말이 언제나 비참했다며 EU 정상회담의 결과를 비관했다.

이미 지난 주말에 일부 선반영 되었고 EU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회의론이 작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대체적으로 예상 외로 긍정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넘어야 될 산이 더 많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다.

특히 걱정을 했던 것은 지원을 위해 제시되었던 전제조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었다. 일단 지원하는 나라를 재정협약을 성실히 수행하는 나라로 한정하기로 했는데 그 성실함의 근거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또 유로존 차원의 금융감독 시스템이 구비된 이후에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금융감독 시스템이 쉽게 만들어지겠느냐는 것이 걱정의 이유였다. 그 외에도 ESM이 직접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부채규모가 ESM 자금의 5배나 된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던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그리고 독일 내에서 메르켈을 패자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분위기도 가히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의회 내에서도 갑자기 변심한 이유가 뭐냐고 메르켈을 다그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흐름이 주가의 상승 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조금 전 언급한 걱정거리들은 다 맞는 말이고 동의한다. 성실함도 모호하고 금융감독 시스템의 구비 역시 쉽지 않다. 게다가 다그치는 하원 의원들에게 메르켈 총리는 EU 정상회담 이전과 이후 자신의 생각에 변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어찌 보면 그 말도 맞는 말이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대로 ESM의 규모는 단 1원도 증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독일이 크게 양보한 것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등시 매도대응 역시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다.

지난 주말 세계증시가 급등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악재를 모두 털고 유로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치가 갑자기 생겨서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아니다. 유로존의 문제는 그렇게 쉽게 해결될만한 성격은 애초에 아니었다. 그보다는 독일이 변했다는 점이 더 중요한 이유였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재정통합이나 정치통합을 이루기 전에 독일은 어떠한 지원도 없다고 못박았었다. 그랬던 독일이 EU 구성국이 재정협약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인다면 기꺼이 선지원에 동참하겠다고 했다면 그것은 주가급등의 충분한 사유가 된다. 메르켈은 물론 독일 의회의 EU 정상회담 이후에도 독일은 한 푼도 더 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ESM은 5000억 유로에서 더 늘어나지 않았고 이것은 턱없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독일이나 스페인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먼저 양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독일이 선지원을 허락했다면 이제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움직일 차례다.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남아있다. 그래도 완고했던 독일이 변했다는 것만 가지고도 시장이 반등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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