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유럽위기와 美 재정절벽

입력 2012-07-19 07:48   수정 2012-07-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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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올 하반기 세계경제와 글로벌증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러 가지 변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도 주요 변수 두 가지를 유럽위기와 재정절벽으로 꼽았다. 오늘은 재정절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세계경제와 글로벌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어떤 것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한 달 전 언급한 경기침체 문제와 글로벌 공조가 어떻게 될 것이냐의 문제가 지금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도 언급했고 경착륙 문제도 언급했었는데 지금 그러한 상황이 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슈퍼 사이클의 종료 문제, 각국 통화의 평가절하 문제, 이에 따라 신 보호주의 문제,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M&A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측면이나 미국의 주택시장이 살아난 것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체로 이런 이슈들이 증시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국내 주가의 1800선이 무너졌다. 반면 미국은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 달러, 국채가격, 주택시장이 강세인 모습이다. 자금이 미국으로 쏠려가는 과정에 있다.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세계증시가 모두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지만 미국의 다우지수는 오늘 1만 2900까지 올라가 건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공황 등에 너무 짓눌리지 말고 실제 시장상황이 4년 전에 비해 얼마나 건실하며 어느 쪽이 건실한지 봐야 한다. 특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공 등 시베츠 국가들은 연초 대비 무려 25%나 주가가 상승했다. 이런 것을 잘 보면서 글로벌증시를 이해해야 한다.

버냉키 의장은 상.하원에서 많은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두 가지 나쁜 소식을 버냉키 의장은 우려하고 있다. 이것을 버냉키의 Double bad news라고 표현한다. 유럽위기 문제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이것이다.

현재 유럽은 외형상 소강 상태다. 유럽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뉴스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다. 다만 동일한 위기가 계속해서 나올 때는 투자자나 경제주체들이 인식적인 측면에서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혹시 유럽위기가 소강 상태를 보이다 보니 근본적 문제들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시 3, 4월에 일부 증시 전문가들이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면 안 된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런 각도에서 새롭게 제시된 것이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다. 이는 실제 가능성보다는 우려 차원에서 언급된 문제다.

앵커 > 버냉키 의장이 사실상 최대 악재로 꼽은 것이 미국의 재정절벽이다. 재정절벽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경기가 침체될 때마다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가 침체되면 으레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언급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 버냉키 의장이 정확히 이 제도에 대해 지적했다. 통화를 공급하는 것도 법정한도가 있고 그에 어느 정도 임박해 있다. 법정한도를 무한대로 늘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한도가 찰수록 3차 양적완화 정책의 필요성이 있다 해도 과거만큼 추진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 상황에서 달성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3차 양적완화 정책의 가능성이 적다고 언급한 것은 미국의 제도 문제 때문이다. 재정의 법정한도는 더 심하다. 왜냐하면 국민의 세금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정한도를 꼭 설정한다. 재정지출은 법정한도 내에 설정한다. 올해 대선에서 지금상태보다 법정 재정지출을 줄이기는 어렵다.

현재 거의 법정한도에 꽉 차 있는 상태인데 만약 이 한도가 확대되지 않으면 재정지출을 서서히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재정지출할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에 한꺼번에 줄어야 한다. 절벽처럼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재정절벽이라는 표현을 쓴다. 작년 8월에도 법정한도가 확대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고 이것이 작년 9월의 미국경제와 글로벌증시를 어렵게 했던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법정한도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앵커 > 지금의 우려대로 재정절벽이 일어난다면 미국경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경제는 비교적 괜찮다. 현재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경기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는 정책 집권당 입장에서는 앓는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선에 맞물려 경기를 더 올라가게 하려는 정치적 목적도 있기 때문이다. 액면 그대로 정책 당국자들이 미국경기가 안 좋다고 말하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의 주택, 국채, 달러 문제까지 투자하는 양상이다. 미국경제는 비교적 괜찮은 성장률을 가지고 있다. 재정에서 보면 재정정책은 투자승수효과가 1.6 정도로 나온다. 통화정책보다는 상당히 효과가 큰 상태이고 미국경제를 받쳐주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지금의 경기 회복세는 작년 9월에 일자리 창출을 주 목적으로 하는 오바마 대책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재정절벽에 의해 만약 지출이 삭감될 때는 미국경제에 당연히 더블딥의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작년 8월과 마찬가지로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재정절벽 문제를 버냉키 의장이 상당히 염두에 두고 있다. 오늘도 의사록이 나왔지만 미국경제의 현안을 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경기는 회복되고 있다.

4년 전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로 50년간 지배했던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으니 경기가 빨리 회복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기존 질서에 반대하고 개혁을 하다 보니 시간을 가지고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떨어지는데 한꺼번에 올라가면 그 경기회복은 분명히 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기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지속 가능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서서히 경제성장을 끌어올린다. 시스템이나 개혁을 통해, 시장경제 작동을 통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좋다.

앵커 > 재정절벽에 대한 이야기를 벤 버냉키 의장이 언급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재정정책이란 오바마 행정부의 소관이다. 재정정책은 각국의 정부에서 해야 한다. 주무부서가 각국의 행정부다. 그러나 행정부 입장에서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다. 더구나 오바마 대통령은 연임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재정지출에 대한 언급을 가능한 한 회피한다.

그리고 재정정책도 추가 경기부양의 여지가 적은 측면도 있어 잘 내놓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치적 포퓰리즘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정절벽에 대해 당사자가 오히려 앓는 소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버냉키 의장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 상원과 하원에서 강도 높게 이야기한다. 버냉키 의장도 통화정책에서 경기부양으로 가고 있다. 계속해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추진하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하는 정책을 지난 4년 동안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재정정책이 통화정책보다 효과가 크다. 그래서 아무리 통화정책에서 노력한다 해도 재정절벽을 맞을 경우에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지 않는다. 버냉키 의장도 자신의 말이 무색해진다. 그래서 주무부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버냉키 의장이 의회에 가서 재정절벽을 방지해달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앵커 > 재정절벽이 과연 올 것인가는 올해 말 예정된 미국의 대선에 아주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대선 결과 시나리오에 따라 재정절벽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재정적자, 국가채무 문제를 로코프 하버드대 교수는 긴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야당인 공화당이 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재정적자가 발생했을 때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조세수익은 누진적 구조이기 때문에 경기회복보다 크다. 그래서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 같은 문제를 두고 재정지출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은 크루그먼 독트린이다. 오바마는 이 크루그먼 독트린에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미국의 대선에서 롬니 등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을 때는 재정절벽 문제가 로코프 독트린의 이론적 근거에서 나올 수 있다. 재정절벽이 생소한 문제는 아니다. 이론적으로 재정절벽은 독트린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앵커 >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절벽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현상이다. 재정절벽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경제가 지금의 세계증시를 받쳐주는 측면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만약 재정절벽이 발생했을 때는 쌍두마차에 해당되는 미국경제와 중국경제에 돈이 돌아야 하는데 만약 미국경제가 일부에서 우려하는 더블딥에 빠진다면 세계증시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다. 그래서 버냉키 의장이 이 재정절벽 문제를 또 하나의 이유로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크루그먼 독트린을 채택하는 오바마 후보와 로코프 독트린을 채택하고 있는 롬니 후보 중 개인적으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미 크루그먼 독트린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할 때는 재정절벽 가능성이 적다.

그리고 버냉키 의장과 함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를 이루어 계속 경기를 끌어갈 수 있다. 여러 가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 상태에서는 오바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버냉키 의장이 이야기한 재정절벽은 우려 차원이다. 실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직까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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