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미-독 재무장관 회담 의미

입력 2012-07-31 07:52   수정 2012-07-3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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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휴가중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을 독일의 휴양지까지 찾아가 만났다. 회담 뒤 두 장관은 간단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할 만한 특별한 내용이 없을 정도로 뻔한 이야기만 담았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도 만났지만 회동 뒤에는 별다른 코멘트도 성명 발표도 없었다. 오히려 유로존 내부에서는 지난주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으로 인해 분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독일 정치권의 반발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 야당의 한 인사는 드라기 총재가 시사한 국채시장 개입은 명분도 없고 권한 밖의 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고 독일 연립여당의 한 인사는 심지어 ECB를 법원에 제소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독일 슈피겔 지는 드라기 총재가 이번 발언으로 인해 ECB 내부의 남북 유럽 균형을 깰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통합을 강화하려고 했던 발언이 오히려 유럽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의 지난주 발언을 둘러싼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발언이나 스페인 국채시장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 등은 사전에 거의 협의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ECB 내부에서도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드라기 총재가 ECB 내부에서의 리더십뿐 아니라 시장의 신뢰까지 상실할 위험이 있다.

드라기 총재가 지난주에 무엇이든 하겠다, 그것으로 충분할 테니 나를 믿어달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 말로 인해 그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만약 ECB가 강력한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후폭풍을 배제할 수 없다. ECB로서는 드라기 총재의 구상대로 결정을 하자니 원칙에 맞지 않은 데다 반발도 많고 그렇다고 원칙대로 하자니 시장의 실망이 클 것 같아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는 ECB가 스페인 국채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충만해있지만 한편으로는 눈높이는 빠르게 낮춰가는 모습도 관찰된다. 일단 오는 목요일에 있을 정책회의에서 스페인 국채시장 개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당장 액션을 취하기 보다는 ECB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는 이른바 구두개입만으로 시간을 벌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어떤 액션을 굳이 취한다면 명분에 조금 더 부합하는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예를 들어 ECB 자신이 아니라 스페인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스페인 은행이나 민간기업의 채권을 매입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게 하면 ECB가 특정 정부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를 돕는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ECB가 아예 미국과 같은 포괄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스페인뿐만 아니라 독일의 국채도 대규모로 사들여야 한다. 여러 가지 관측들이 빈번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혼란스럽다. 시장이 크게 실망하게 되는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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