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공매도 2년來 최고…삼성전자에 무슨일이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8-03 21:00   수정 2026-08-03 21:28

외국인 공매도 2년來 최고…삼성전자에 무슨일이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외국인, 삼성전자 대차 한달새 +28% 공매도 7월 1일 0주 → 29일 376만주 대차잔고 대비 공매도 비율 4.22% 수준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 잔고가 한달새 30% 가까이 늘었고, 공매도 잔고도 2024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불어난 공매도와 대차 잔고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불러올까요, 아니면 공매도가 늘어날만큼 늘었으니 극적인 반등(숏커버링)이 나오게 될까요.

● "오르면 숏 잡는다" 외국인 투자자 하방 베팅

7월 3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 이상 급등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왔죠.

이날 외국인들은 기이한 동향을 보였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원 넘게 주식을 샀지만, 동시에 주식을 엄청나게 빌려왔습니다. 이렇게 주식을 빌려오는걸 '대차'라고 합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의 사전 지표로 불립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6만원에 대차) → 팔고(6만원에 매도) → 주가가 내리면 값싸게 사서 갚는(3만원에 매수·상환) 방식이죠. 그러니까 주식을 빌리는 '대차'는 공매도의 첫 단계입니다.

31일 폭등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전체 주식 대차 4455만주 가운데 3237만주(72.67%)를 싹쓸이했습니다. 보통 전체 차입에서 외국인 차입 비중은 50~55% 수준에 형성돼 왔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대차 비중이 5월 64.6% → 6월 66.9% → 7월 69.0%까지 높아졌습니다. 공매도에 나서기 위해 외국인이 실탄을 채우는 상황인거죠.
31일 폭등장에서 외국인은 전체 대차 물량 가운데 72.6%를 차지했습니다(좌측). 통상적으로 50~55% 수준인 외국인 대차 비중은 7월 평균 69%까지 치솟았습니다. 외국인들이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주식을 빌려오는 상황인 겁니다. 이것이 과연 공매도로 향하게 될까요?
● 대차잔고·공매도 어디로 향하나

현재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는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주식 대차는 늘고 있지만 아직 공매도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거죠.

하지만 종목별로 상황은 크게 다릅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차 잔고와 공매도가 빠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대차 잔고는 7월 1일 7428만주 → 7월 31일 9466만주로 한달만에 27.4% 늘었습니다. 공매도 물량도 7월 1일 0주 → 7월 29일 376만주까지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공매도 물량은 2024년 12월 5일 이후 1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과거 공매도 고점인 2024년 12월 5일 데이터를 더 살펴볼까요. 당시 삼성전자 대차잔고는 1억 2587만주에 공매도가 380만주였습니다. 비율은 3.01%죠.

7월 29일 삼성전자 대차잔고는 8907만주로 2년 전보다 훨씬 적은데도 공매도는 376만주에 달합니다. 비율은 4.22%입니다. 과거보다 높은 밀도로 공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SK하이닉스 대차잔고는 7월 1일 1369만주 → 7월 31일 1363만주로 유지되는 모습입니다. 공매도 잔고는 21만 8000주에서 16만 9000주로 줄었습니다.

최근 주가 고점 대비 하락률은 SK하이닉스 -52%, 삼성전자 -40%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낙폭이 적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의 대차 잔고와 공매도 잔고가 늘고 있습니다. 7월 한달간 삼성전자 대차잔고는 28%나 급증했습니다. 7월 31일 공매도 잔고는 아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서 '-'로 표시했습니다.
● 추가 폭락일까 숏커버링일까

공매도가 늘었다는 건 국내 증시를 주무르는 투자자인 외국인이 해당 주식의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긍정적인 지표는 아니죠.

하지만 공매도가 늘었다고 해서 꼭 주가가 폭락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공매도가 늘어날만큼 늘어난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공매도 물량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죠. 반대로 생각하면 빌려서 판 물량만큼 되사서 갚는 '숏커버링'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공매도 잔고 고점(380만주)이었던 2024년 12월 5일 삼성전자 주가는 5만 3700원이었습니다. 6개월 전고점 대비 38.77% 하락한 상황이었죠. 이후 주가는 추가 폭락 없이 6개월간 횡보세를 보이다 2025년 5월 본격적인 반등에 나섰습니다.

지금 삼성전자도 눌릴 대로 눌린 상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칠 수 있는 공매도는 이미 다 쳤다'는 해석도 가능해요.

공매도 규모를 대차 잔고로 나눈 '공매도 강도'는 2024년 12월 3.01%였는데, 현재는 4.22%까지 높아진 상황입니다. 가장 강한 강도의 공매도 시점을 지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 공매도 세력 '항복' 조건은

시장 분위기가 반전돼서 공매도 세력이 '항복'을 선언(숏커버링)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킨다면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AMD가 5일, 샌디스크는 6일에 실적 발표에 나섭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거란 신호가 나와준다면 공매도 물량은 숏커버링으로 전환돼 급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적으로도 삼성전자 주가가 과도하게 내려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7월 31일 MSCI 신흥국(EM) 지수 내 종목별 편입 비중이 TSMC 15.4%, 삼성전자 7.19%를 기록했습니다. 두 회사의 EM 지수 내 비중이 한 때 9%P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만큼 격차가 벌어진 건 2015년 이후 처음입니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도 46.5% 수준인데 2010년 이후 최저치입니다. 팔만큼 팔았다는 거죠.

기업의 수익성도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서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순이익 규모는 311조원으로 TSMC(124조원)를 앞지를 거란 전망입니다.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삼성전자가 54.5%로 TSMC(41.2%)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예상 실적을 반영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삼성전자가 1.9배로 TSMC 7.5배에 비해 훨씬 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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