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1만명 시대··리스크 관리 필요

입력 2012-08-07 18:49   수정 2012-08-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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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값이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정적 노후 준비를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입자가 느는 만큼 주택연금의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성북구에 사는 박학춘 씨 부부.

이 부부는 2년 전 살던 아파트를 주택연금에 맡기고 매달 68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학춘 (73세, 주택연금가입자)

"좋죠, 효자죠, 아들이 주는 돈 타 쓰면 아들이 어떻게 되나 싶어 염려되잖아요. 그런데 그런 부담 없이 죽을 때까지 나오니까 이게 효자노릇 하는 거죠."

최근 계속되는 집값 하락으로 가입자가 늘면서, 주택연금은 상품 출시 5년만에 가입자 수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집값이 더 떨어진 다음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연금수령액이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가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입니다.

또 노후를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승창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장

"최근 수명이 길어지면서 언제 상속될 지 알 수 없다 보니 상속의 의미가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생활하시려면 현금은 필요하고... 그렇다보니 자식들이 부모님께 가입을 많이 권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연금은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재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주택연금은 현실에 맞지 않게, 매년 집값이 3.3% 오르는 것을 가정해 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감사원은 지금 상태가 계속될 경우, 2040년에는 누적손실이 4천6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계속 늘고 있는 가입자와 길어질 평균 수명을 감안하면, 그 손실을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계속해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경우에는 현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주택연금의 재원고갈이나 계속적인 운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의 재원을 유지하거나 보강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주택연금은 집 말고는 딱히 재산이 없는 은퇴 노인들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시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빠른 고령화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맞물리고 있는 지금이 가입자 1만 명 시대를 맞는 주택연금이 현실적인 고민을 시작해야할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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