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미 증시 상승에도 유가 급락…배경은?

입력 2012-10-04 08:05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1차적으로는 중국의 부진한 서비스업 지표가 촉발했다. 정부가 집계한 지난달 중국의 서비스업 PMI는 53.7로 떨어졌는데 전세계 원유소비의 10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가 이렇게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사실이 원유시장도 얼어붙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석유소비 역시 극히 부진하다는 발표가 미국 정부에서 나왔다. 지난주까지 한달 동안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급감하면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왕국이라는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이렇게 부진한 상황인데 미국 국내에서의 원유 생산은 지난 1996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의 서비스업 지표는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왔지만 미국의 석유소비량이나 중국의 경제지표 상황을 봐서는 경제침체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회복은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유가 폭락세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시각도 있었다. 유가 폭락세는 이란의 정권 붕괴와 체제 변화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 이란 정권은 핵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대립하고 있다. 경제 제재로 인해 원유 수출도 차단됐다. 그런데 이 정권이 무너질 경우 이란산 석유가 국제시장에 다시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었다는 것이다.

어제 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는 외환위기와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대규모시위가 있었다. 핵개발을 강행하는 이란을 제재하기 위해 서방 국가들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봉쇄해버렸는데 그러다 보니 이란에 달러가 부족해지고 수입물가가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월만 해도 달러당 1만 리알 수준이던 환율이 지난주에는 2만4000 리알, 어제는 3만 5500 리알로 폭등했다.

수입물가 역시 따라서 폭등할 수밖에 없다. 상인들이 1시간에 한 번씩 가격을 올리다 못해 문을 닫았다는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 시민들은 현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쓰는 바람에 경제위기를 맞았다며 대통령은 매국노라고 몰아붙이며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런 분석대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되면 기업과 소비자들의 실질 가처분소득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경제회복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란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이것이 실제 유가하락으로 이어지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독일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조금 더 전향적으로 돌아섰다는 보도가 밤사이 있었다. 일본의 니케이신문이 독일 재무장관을 인터뷰가 기사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할 경우 재정재건과 구조개혁 계획을 정밀하게 조사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니케이는 이 발언을 두고 구제금융 신청 수용을 고려중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쇼이블레 장관은 단지 가정해서 하는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도 스페인 정부가 추가 자금지원을 요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페인은 할 일을 모두 다 했다, 추가적인 세출 삭감을 담은 예산안을 제출한 결단력을 칭찬할 만 하다.

이것으로 금융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는 지금 당장 구제금융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말로도 들린다. 니케이는 독일이 전향적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모호한 입장인듯 하다.

그리고 독일 등 북유럽 3개국이 블록을 형성했다고 지난주에 언급했는데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세 나라도 오는 금요일에 따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한다. 남북 유럽 간 대립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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