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vs 학습 : 배움의 감수성… 서로에게 배우기?

입력 2012-10-26 15:46  

[교실에서 만나는 어린이 그리고 문화] 3편. 교육 vs 학습 : 배움의 감수성…?

어린이집에서 고등학교까지 혹은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까?’이다. 이 고민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 까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잘 가르치는 방법들이 그렇게 많이 소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고민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가르침과 배움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교사의 교육 활동인 가르침과 학생 어린이의 학습 활동으로서 배움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사는 잘 가르치는데 아이들에게는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교사들에게 잘 가르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듯이 어린이들에게는 배우기 위한 감수성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어린이들에게 배움의 감수성은 어디에서 또 언제 오는 것일까?

▷ 다양한 파랑의 발견 : 개인의 관심사에서 시작되는 배움의 감수성

유치원에 교육과 기록작업 지원을 위해 정기적으로 기관을 나가기 시작 한지 한 달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교육자문을 위해 여섯 살 반 교사가 기록물들을 나에게 가져왔고 기록을 바탕으로 우린 앞으로 어떤 지원을 해 나가면 좋을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중 에피소드 하나는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상황을 교사가 사진과 함께 남겨놓았고 이는 묘한 감정과 함께 내 시선을 잡았다.



오전 놀이 시간에 두 어린이는 색에 대한 탐색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어린이는 뭔 가를 배운 것일까? 다른 말로, 학습은 일어난 것일까? 지식 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두 어린이가 이날 얻은 것은 ‘한국말’에 존재하는 ‘파란색’을 나타내는 명사 세 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어린이의 무언가를 알아보려는 자세에 대해서는 주목할 만 하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날의 놀이를 통해 두 어린이의 적극적인 문제 의식화 과정과 자율적인 탐구 자세 즉 태도의 함양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정이의 적극적인 문제 의식화 과정과 자율적인 탐구 자세 그리고 하늘색과 연한 하늘색이라는 색을 개념화 하고 정의 내리는 과정은 마치 연구자가 학술지에 실릴만한 실험과 연구작업을 하는 사고과정과 유사하다.

▷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기

어린이들의 놀이가 연구자의 일의 방식과 유사하다는 것은 교사의 작업 방식에 큰 영감을 준다. 나아가 성인인 교사도 어린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도 해볼 수 있겠다. 또한, 이 글의 시작 부분에 언급된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는 마치 교사는 가르치고 어린이들은 배워야 할 것처럼 기술되었지만, 기록 상에서 나온 수정이와 한욱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과 배움을 주고 받고 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교사를 포함한 교실에서 만나는 모든 구성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이런 수평적인 관계에서 배움의 시작은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과 학습의 과정과 출발점부터 다를 것이다.



위에 언급된 연설문은 하버드교육대학원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에서 이태리 모데나-레지오 대학(Modena-Reggio University)의 까를라 리날디 교수를 초청, ‘시민으로서의 어린이’라는 주제강연한 내용의 일부이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사의 역할은 내가 아는 것을 잘 모르는 어린이에게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능력을 믿고 그들이 알아가고자 하는 세상을 탐색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말하기 보다 귀 기울이고 무엇을 지원할지 고민하는 교사의 자세가 필요하다. 어린이들이 떠나는 앎의 여정과 모험에 함께 떠나는 동반자로서 또 다른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교사들이 자리 매김 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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