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W] 이건희 25년..삼성, 새로운 도전과 미래

입력 2012-12-05 17:49  



<앵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회장직에 오른 지 올해로 25주년입니다.

아시아 변방의 기업에 불과했던 삼성은 지금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됐습니다.

숱한 위기를 넘기며 성장한 삼성의 지난 25년을 신동호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신 기자 며칠 전에 이 회장의 25주기 기념식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지난 30일 호암아트홀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25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 회장의 취임 기념식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애초에는 대통령선거의 영향으로 불고 있는 정치권발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아 기념식을 따로 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취임 25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그동안의 성과도 되돌아 보는 차원에서 내부 행사로 조촐하게 진행했습니다.

국내 재계서열 1위기업 답게 이 회장의 기념식은 많은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오늘날 삼성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의 경영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회장이 지금의 삼성을 만들어내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삼성이 그동안 어떻게 성장했고 발전해왔는지 삼성의 지난 25년을 되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기자>

<인터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취임사)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던 이건희 회장의 취임사는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987년 12월 1일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새로운 수장에 오를 당시 10조원이 안 되던 매출은 어느덧 383조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역시 1조원에서 303조원으로 급등했습니다.

올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9위로 뛰어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올랐습니다.

외형만 커진 것이 아닙니다.

삼성그룹의 수출 물량은 지난 25년동안 25배 증가했습니다.

1987년 삼성그룹이 국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남짓이었다면 지금은 전체 수출의 28%가량이 삼성의 이름으로 이뤄졌습니다.

국내총생산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무려 33%에 달합니다.

<스탠딩>

"삼성이 이렇게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 특유의 경영철학때문입니다. 혁신과 도전, 그리고 역발상 등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글로벌을 겨냥한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삼성이 세계 초일류 제품을 개발해 내는 데 밑거름이 됐습니다.

25년 전 단 한 개도 없었던 세계 1위 제품이 올해는 20여개에 달합니다.

메모리반도체와 TV의 경우 1위 자리에 오른 지 오래고, 상대적으로 뒤쳐져 시작했던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또다른 트레이드마크는 `위기경영`입니다.

<인터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프랑크프르트 선언)

"극단적인 말이 아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위기 때마다 한 발 앞서 비상경영을 선포했고, 고비를 잘 넘겨 또 다른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며 연이어 최고 실적을 이어갈 때도 오히려 위기경영을 역설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이제 삼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삼성에게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잘 갖춰놓긴 했지만 일부 사업에 이익이 편중된 구조가 위기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모바일 부문에서 나오는 등 사업구조의 쏠림현상이 심각합니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미래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하는 등 미래에 대비하고 있지만 대내외환경이 만만치 않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삼성의 성공을 견제하는 기업들도 많아졌습니다.

국내에서는 반기업정서와 함께 경제민주화 등에 대한 요구도 커졌습니다.

이건희 회장 취임 4반세기가 되는 해, 삼성은 이제 이러한 대내외적인 요구를 부딪혀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섰습니다.

<앵커>

앞서 봤듯이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취임이후 급속하게 성장했습니다.

현재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 IT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삼성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몇개나 되죠?

<기자>

네 삼성하면 반도체와, 휴대폰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두 제품 모두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이후 무선전화기 사업에 적극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 할 변화가 보이지 않자 그는 2년 뒤 150여억 원 어치의 무선 전화기 불량품을 소각하며 삼성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무선 전화기 사업부는 품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완제품을 추진해 불량률

11.8%라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결국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삼성전자는 불량품 화형식까지 단행했습니다.

시장의 반응 바로 나타났는데요. 1994년 국내 4위였던 삼성의 무선 전화기 시장 점유율은 1년 뒤 시장 점유율 19%를 달성하며

1위에 올라섰습니다.

애니콜로 당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모토로라를 위협했습니다.

애니콜의 인기는 지금의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 등 모바일 기기로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1억대를 넘어섰고 시장 점유율 27.2%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8300만대에 그친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휴대전화 판매량 1위 기업으로 등극했습니다.

이 회장의 혁신으로 1등을 달리는 또다른 분야는 바로 반도체입니다.

당시 경영진의 반대에도 첨단기술 산업 진출이 삼성이 살 길이라는 확신 때문에 이 회장은 사재를 털어 반도체 부문에 선행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지원도 이끌어내 1982년 반도체연구소도 설립했습니다.

1992년 삼성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64메가 D램을 개발하면서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20년 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단 한번도 글로벌 1위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TV와 D램, 리튬이온 2차전지 등 19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삼성이 이처럼 단시간에 성공한 비결은 뭐가 있죠?

<기자>

이건희 회장의 `위기경영`론이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도 `위기`를 강조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미리 위기를 감지하고 비상경영을 추진한 덕분에 삼성은 위험한 순간에도 이를 디딤돌 삼아 성장을 해왔습니다.

지난 1995년 삼성의 애니콜이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 정상에 올랐을때도 이 회장은 오히려 비상경영을 선포해

직원들을 긴장시켰습니다.

이 회장의 위기경영은 외환위기 쇼크도 이겨낼 수 있었는데요.

1998년 국내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IMF로 위기를 맞았지만 삼성은 건재했습니다.

IMF이후 이 회장은 위기경영을 통해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선 결과 오히려 IMF전보다 되레 순이익을 증대시키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의 위기경영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이 회장은 지속되는 애플의 강력한 소송에도 협상하지 않고 오히려 맞서며 대치하고 있습니다.

소송 초기에 삼성전자는 카피캣이란 오명을 쓰며 모방기업이라는 오해를 받는 등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위기 속에서 협상보다는 끊임없는 기술 발전과 투자로 아이폰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최대 경쟁자 애플을 제쳤습니다.

그 결과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삼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삼성은 애플과의 양강체제로 굳어졌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삼성은 올해 처음으로 브랜드가치 글로벌 9위에 진입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의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한가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하드웨어 측면에만 투자할 뿐 디자인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이 회장은 제품의 품질을 넘어 디자인이 미래의 소비를 좌우한다고 선견하고 디자인 경영을 시작했죠?

<기자>

네. 실제로 이 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매우 중시했습니다.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은 유럽 주재원 간담회에서 다가올 시대에는 디자인이 가장 중요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자인으로 상징되는 소프트 파워가 21세기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대표이사,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드웨어 측면을 강조해왔다면, 디자인 혁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비교제품 전시회를 열어..."

<앵커>

지금까지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25년간 삼성의 변화를 짚어봤습니다.

이제까지는 잘 해 온 것 같은데 문제는 앞으로죠? 이건희 회장이 미래 먹거리에 대해 걱정하는 등 삼성의 미래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왔는데요,

신 기자 삼성은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기자>

이 회장은 항상 미래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이 회장은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10년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말로 위기감을 강조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설정했습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 사업 부문의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5대 신수종 사업에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50조원 가량의 추가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이에 따른 신규 고용창출 효과는 4만5000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태양전지의 경우 6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1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1만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 고용할 방침입니다.

태양전지 6조원, 자동차용 전지 5조 4000억원, LED 8조 6000억원, 바이오 제약 2조1000억원, 의료기기 1조 2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소재분야의 연구와 개발에도 관심을 가지며 삼성의 신사업 밑그림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내년 말 완공예정인 전자소재연구단지에서 차기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을 비롯,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전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에 필요한 소재 연구개발에 힘쓸 계획입니다.

특히 일부 신수종 사업은 이 회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삼성 사장단 인사가 나왔는데요. 이재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죠?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당초 이재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예상들이 나왔지만, 아무래도 승진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더욱 컸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재용 사장을 승진시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경영 보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들어 이재용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통신장비 기업 경영자들과 잇달아 회동을 가졌고 지난 9월에는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도 면담을 진행하는 등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행보를 밟아왔습니다.

이 사장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휴대폰과 TV, 카메라 등 삼성전자의 주력사업과 신수종 사업인 중대형 2차전지와 의료기기 부문의 실적들을 직접 챙기는 등 직접 총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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