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긴축완화 정책,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에 긍정적”

입력 2012-12-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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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김학균 > 미국 정치권에서 대립이 지속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은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다.

지금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이것이다. 정부가 세금은 더 걷고 재정지출을 줄인다면 경기는 나빠진다. 이런 조합 중 어느 것 하나는 완화되어야 하는데 공화당은 시장을 중시하고 민간을 중시하다 보니 세금을 깎아주자, 대신 정부지출을 줄이자는 입장이고 민주당 오바마 행정부는 세금을 더 걷어 정부가 필요한 곳에 쓰자는 입장이다. 지금은 글로벌하게 보면 정부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 왜냐하면 시장에만 맡겨 두면 기본적으로 불평등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정부의 지출은 기본적으로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 분위기로 보면 공화당이 증세를 받아들이면서 전체적으로 재정지출은 덜 줄이는 쪽으로 갈 것이다.

주식시장 입장에서 보면 세금을 더 걷는 것이 호재일 수는 없지만 지금 모든 나라에서 논의되는 것이 보편적인 증세가 아닌 여유가 있는 부자들에게 돈을 더 걷는 형태다. 부자들의 소득은 저축 성향이 강하다. 쓰는 돈보다 저축하는 돈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나쁜 쪽보다 자산시장이나 경제에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까지 보더라도 이런 흐름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경기가 나빠 재정긴축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진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불평등이다. 경제가 크게 성장할 때는 불평등이 확대되더라도 각 경제주체에게 들어오는 빵의 크기는 커질 수 있는데 저성장 국면이라면 여유가 있는 사람은 버틸 수 있지만 여유가 없는 사람은 버티기 힘들다. 그때 정부가 공공적인 지출 등을 줄이게 되면 공동체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하게 불평등의 관점에서라도 정부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국제통화기금, IMF는 기본적으로 시장중심주의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1990년대 후반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처럼 강한 긴축을 요구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IMF의 의견이 돌연 바뀌고 있다. 긴축보다 정부가 재정을 쓸 만큼 써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이 선회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번 대선 때는 규제완화나 감세가 시대정신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후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글로벌한 흐름이다. 세금을 더 걷는다는 것이다. 만약 기업들이 돈을 가지고 있는데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다시 법인세를 올릴 것으로 본다. 정부가 가져가 내가 쓰겠다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길게 보면 재정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다는 점은 긍정적인 점이다.

다만 국가 자본주의라고 하면 과할 수 있지만 국가의 역할이 점점 커진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마트에 대해 정부가 영업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고 기름값이 비싸지니 정부가 주유소를 만든다. 점점 글로벌하게 이런 흐름들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규제산업은 계속 안 좋을 수 있다. 다만 과도한 긴축에 대한 우려, 세금은 더 걷는데 지출까지 줄인다는 것이 지금 시장이 가지고 있는 우려인데 정부지출이 과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한다.

어떻게 보면 큰 실험을 하는 것이다. 정부가 쓸 때는 써서 경제를 살리며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고 내핍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해법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식시장 입장에서 보면 정부가 지출을 줄이는 것 때문에 가졌던 성장에 대한 둔화 우려가 올해 시장을 억눌렀다면 적어도 내년에는 이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부채를 늘리고 있는데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년 정도의 투자시기로 보면 긍정적으로 해석이 될 여지가 있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내년에도 IT가 나을 것으로 본다. IT 기업들을 보통 경기민감형 주식이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경기가 좋아지고 총량적인 수요가 좋아져야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종목으로 많이 거론되는데 최근 IT주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매크로지표와는 별 상관이 없는 논리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 생긴 수요를 개척하는 의미가 있고 반도체업체의 경우에도 PC수요가 늘어나 반도체 가격이 올라간다는 전망은 별로 없다. 그동안 반도체에서 치킨게임이 전개되면서 서로 제 살을 깎아먹는 경쟁이 진행 중인데 업계에 구조조정이 됐다는 것이 중요한 논리다.

한편 최근 애플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한국의 LG전자를 비롯한 세컨티어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 애플이 혁신적 제품을 내놓을 때 아랫단의 휴대폰은 공짜도 줘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선두업체의 혁신이 사라졌다면 이류업체도 리레이팅이 되는 흐름이 될 수 있다. IT는 매크로가 대단히 좋지 않아도 하나하나 될 수 있는 논리가 있다. 그러므로 내년까지도 상대적으로 좋은 섹터로 생각한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좋게 시장을 본다. 중국경기는 올해와 비슷하게 지지부진할 것이고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금융완화 정책은 내년에도 될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선진국이 재정을 긴축했는데 내년에는 재정을 푸는 쪽이라면 올해보다는 여건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해 소외된 경기민감형 주식, 소재나 산업재 같은 종목도 내년 상반기까지 놓고 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만 부채를 늘리기로 했을 때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기를 짧게 본다. 6개월 정도로 끊어 보는 것이 맞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걱정보다 기대가 크다. 그러므로 내년도 종합주가지수 고점을 220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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