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재정절벽 협상주체 부재…타결 가능성은?

입력 2012-12-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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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금요일 휴가를 떠나기 직전 이른바 플랜C를 제안했다. 일단 연소득 25만 달러 이하의 가구에 대해서는 지금의 저세율을 유지하는 법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재정절벽의 충격이 대부분 감세 종료에 따른 세금 인상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만약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플랜C가 이루어진다면 당장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월요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낙폭이 제한됐던 것도 이런 기대감 때문이었다. 꿩 대신 닭이라도 정치권이 합의를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휴일 동안에 나온 외신 보도를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플랜C를 가동하려면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상원이 움직여야 하는데 월스트리스 저널에 따르면 상원은 오는 30일까지는 입법작업에 나서지 않을 듯 하다고 본다. 기존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진행해온 빅딜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기다려보자는 것이 상원 민주당의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민주당 소속의 해리 리드 상원의장은 공화당 원내대표와 전혀 접촉을 하지 않고 있고 어떻게 할 계획인지도 일언반구 말이 없다고 한다.

형식상으로는 빅딜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소식을 전한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는 다소 부정적이다. 빅딜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렇게 연말 마지막에 가서야 플랜C를 추진하려는 것에는 다른 속내가 있다고 한다. 그동안 몇 차례 전했듯 난관에 봉착한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공화당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만약 아무 해법도 없이 새해를 맞아 재정절벽에 빠지게 되면 공화당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연말 마지막까지 공화당을 몰아붙여 최소한 플랜C라도 원활하게 성사시키자는 전술인 듯하다.

설사 연말에 시작이 너무 부족해 플랜C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도 정치적으로는 손해를 볼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공화당이 비난을 덮어쓸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내년 초라도 공화당은 서둘러 재정절벽 회피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협조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민주당의 계산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어쨌든 꼭 연내가 아니더라도 새해 초에는 재정절벽의 큰 충격만큼은 피할 수 있는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시장의 기대와 달리 그때까지는 정치적인 줄다리기가 계속되어 짜증스러운 분위기는 이어지겠다.

그렇지 않다. 공화당이라고 해서 마냥 몰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재정절벽이란 원래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회복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스스로 정해 놓은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플랜C를 가지고 재정절벽 충격을 피한다고 해서 미국의 장기적인 부채문제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증세를 얼마나 할 것인지, 복지지출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하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이 진행해온 협상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런데 새해에는 새로운 변수가 예정되어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한도가 곧 소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이 증세와 복지지출 축소에 합의한다고 해도 다른 항목에서 지출을 계속 늘려간다면 미국의 빚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조치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 이슈에 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수세이고 공화당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만약 공화당이 연방부채 한도 상향 재료를 가지고 강공을 계속한다면 지난해 7, 8월과 같은 시장 불안이 재현될 수도 있다. 미국정부는 빚을 더 내 빚을 갚아야 하는 실정인데 공화당이 부채한도를 올려주지 않으면 당장 내년 3월쯤에는 미국정부가 부도 위험에 몰릴 수도 있다.

올해 안에 이른바 빅딜이 이루어지기를 시장이 학수고대 했던 것도 바로 이런 안 좋은 시나리오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발 시스템 리스크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런 상태가 2월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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